[문화계 산책]무대에서 만나는 그녀들의 색다른 매력

[문화계 산책]무대에서 만나는 그녀들의 색다른 매력

 TV 화면이나 스크린 속 여배우들은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대부분 짙은 화장으로 단장을 하고 등장한다.

 배우와 관객의 지정한 소통을 가로막는 막을 벗어나 소극장 무대에서 발견하는 여배우들은 때로는 잔주름과 작은 키를 들키지만 화면 속에서 보다 한층 생동감 있고 따뜻하다. 또 배우의 신분을 벗어나 무대 뒤에서 완성도 높은 연극을 만드는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도 아름답다.

 여덟 번째 연극열전 잘자요, 엄마에서는 배우 나문희가 12년 만에 연극무대로 돌아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잘자요, 엄마는 1982년 초연된 마샤 노먼의 원작으로 갑자기 자살을 선언하는 딸과 그것을 말리려는 엄마 사이에서 벌어지는 하룻밤을 그리고 있다.

 다소 낯선 소재를 취했지만 인생의 본질적인 의미를 파고들면서 관객의 감정을 적절하게 자극하고 있어 국내 상연을 할 때마다 지속적인 호평을 받기도 했다.

 2004년 ‘연극열전’ 중 유일한 앵콜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이번 연극열전의 여덟 번째로 선정되면서 엄마 ‘델마’ 역에 배우 나문희와 손숙을 캐스팅해 한 차례 화제를 모았다.

 현재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에서 상연 중으로 모녀 관람객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이에 힘입어 1월 4일까지 연장공연이 확정됐다.

 연극 그녀가 돌아왔다에서는 제작자로 변신한 영화배우 배두나를 발견할 수 있다.

 이 작품은 현대 독일어권 극작가를 대표하는 뒤렌마트의 ‘노부인의 방문’이 원작이며, 사랑, 복수, 죽음, 욕망 등 인간의 본성을 파헤치고 있다.

 여덟 번의 이혼으로 거액의 위자료를 받은 클라라는 4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첫사랑 알프레드의 목숨을 담보로 가난한 마을 사람들에게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사랑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클라라와 마을 사람들 간의 거래는 이렇게 시작된다.

 배두나는 그동안 자신의 출연료 일부를 떼어 만든 탄탄대로에 이 연극을 올리며 직접 제작자로도 나선다. 로베르토 쥬코, 선데이 서울에 이어 세 번째로 제작하는 작품으로 어머니 김화영이 주인공 클라라로 나선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그녀가 돌아왔다는 대학로 두레홀 2관에서 다음달 2일까지 공연된다. 이수운기자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