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재테크 시대](56) 미술품 시장 침체 유럽까지 확산

 *강학철(북한) 2008년작 ‘금강산의 창바위’
*강학철(북한) 2008년작 ‘금강산의 창바위’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미술품 시장 침체가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점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술품 경매 데이터베이스 회사인 아트 프라이스에 따르면 지난 9월 이후 전체 경매에서 유찰된 작품의 비율은 39.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증가한 수치다. 또 이달 1일 기준으로 미술품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4.45% 하락했으며, 경매 횟수도 지난 6주간 20.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블룸버그통신은 소더비 홍콩 경매에서 경매품의 40%가 낙찰되지 못한 데 이어 950만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102.56캐럿짜리 다이아몬드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번 소더비 홍콩 경매는 지난달 15일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처음 열린 행사로 향후 미술시장 경기를 예측하기 위해 많은 관계자들이 주목하고 있었다.

 지난 3일부터 5일간 열린 경매에서는 중국 팡리쥔, 정판즈, 일본 다카시 무라카미 등의 작품도 낙찰되지 못하는 등 충격적인 결과들이 속출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이달 초 아시아와 런던에서 열렸던 경매 실적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절반 이상의 작품이 팔리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대형 미술품 경매회사도 시장의 위축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크리스티 경매사는 이미 11월과 12월 경매 실적 전망치를 하향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경매회사인 소더비 주식도 폭락을 거듭해 최근 3년 동안 가장 낮은 지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미술품 시장이 경제 상황에 전적으로 좌우되는 일반 시장과는 달리 독자적인 기반을 갖고 있다’고 전망한 전문가들도 ‘일부 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어조로 말을 바꾸고 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