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은 오로지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차별을 없애 공정한 경쟁의 룰을 만들겠습니다.”
문헌일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 신임회장(55)은 국내 3800여 엔지니어링 회원사들의 권익을 지키고 사회시설과 산업 전반에 이르는 기술서비스를 향상시켜야 할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문 회장은 지난 30일 시행된 협회장 보궐선거에서 35년 엔지니어링 협회 역사상 처음으로 IT 부문 중소기업 출신이 회장에 뽑히는 이변을 일으켰다. 그는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요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을 이야기하는데 엔지니어링 시장도 바꿔야 할 불공정한 관행이 많습니다. 현재 대기업에 유리한 입찰제도를 중소기업도 기술력만 갖추면 공정하게 참여하도록 제도를 바꿔 가겠습니다.”
그는 집이나 다리를 지을 때 설계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듯이 건설, 산업 분야에서 기본적인 설계와 컨설팅, 설계, 감리 등을 담당하는 엔지니어링 분야도 프로젝트 성공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문 회장이 최우선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사안은 내수시장의 확대를 위해하는 법적 규제를 제거하는 일이다. 곧 국회에서 개정될 엔지니어링기술진흥법은 회원사들이 기대가 큰 숙원사업인만큼 각별히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건설 분야와 달리 비건설 분야는 국내 법률상 엔지니어링 의무집행규정 등이 없어 시장활성화가 저해되는 실정입니다. 엔지니어링 서비스가 산업 전 분야에 의무화되도록 법 개정을 위해 국회 홍보를 강화하겠습니다.”
문 회장은 미국의 베크텔, 일본의 JGC 등 기술과 자본이 결합한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회사가 우리나라에서도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IT 분야는 우리 기업들의 엔지니어링 실력이 세계 정상급인데도 제대로 인정을 못 받는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우선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을 펴는 한편 정부 쪽에 엔지니어링 산업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이 그동안 일궈온 눈부신 성과에 비해서 정부 지원과 사회적 인식이 너무 뒤떨어집니다. 특히 국민이 엔지니어링이 무엇을 하는 산업 분야인지 잘 알지 못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요즘 협회에 가입한 3800여 회원사 중 전문 IT기업이 600개가 넘을 정도로 IT 분야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는 첨단 IT 수요를 창출하는 데 엔지니어링 산업의 시너지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배일한기자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