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성기는 나이 마흔이었던 1998년이었다. 그해 홀인원을 기록했고 공식 핸디캡은 6, 드라이브 샷 거리는 지금보다 20야드는 더 때려냈다. 그런데 드라이브 샷 거리도 줄었고 아이언 샷 거리도 한 클럽은 짧아진 지금의 스코어가 전성기의 스코어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하이브리드 클럽 때문이다.
올 초 3번부터 5번까지 세 개의 아이언을 하이브리드 아이언으로 바꾸면서 170야드에서 190야드까지를 아이언으로 커버할 수 있게 되자 스코어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하이브리드 클럽을 사용하면서 거리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니 긴 거리의 세컨드 샷을 실수하는 때가 별로 없었다. 190야드 이내에서는 온그린에 대한 자신이 생겼기 때문에 드라이브 샷을 무리해서 때리지 않게 됐고 그 결과 티 샷 실수 역시 현저히 줄었다.
골프 클럽 메이커들은 너도나도 하이브리드 아이언을 시장에 출시하고 상당량의 광고를 퍼붓고 있다. 일본의 미즈노는 JPX UT라는 하이브리드 클럽을 출시했는데 출시 보름 만에 베스트셀러 5위에 자리를 잡았다. 프로기어(PRGR)에서도 작년 가을 3번부터 7번까지 다섯 개의 클럽을 하이브리드 아이언으로 구성한 ‘에그 아이언세트’를 출시했는데 한 달 만에 베스트셀러 4위에 오를 정도로 시장의 반응이 뜨거웠다.
미국 코브라 골프에서 출시한 ‘트랜지션’이라는 모델 역시 에그 아이언과 똑같이 3∼7번 아이언을 하이브리드로 구성했다. 클리블랜드의 하이보어 아이언도 미국을 대표하는 하이브리드 아이언 세트다. 국산 메이커 중에서는 E2에서 3∼6번 아이언을 하이브리드로 구성한 ‘이펙트’라는 아이언 세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하이브리드 아이언은 대체적으로 3번 아이언은 로프트 19도, 길이 40인치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아이언의 커버 거리는 180m(200야드) 정도다. 거리가 비슷하게 나가는 전통적인 5번 페어웨이 우드는 로프트 18∼20도, 길이 41.5인치다. 로프트는 비슷하지만 클럽 길이가 1.5인치 짧다.
그래서 실수 확률이 현저히 줄어든다. 그리고 탄도도 하이브리드 3번 아이언은 페어웨이 우드 5번에 비해 낮기 때문에 바람이 부는 날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페어웨이 우드에 비해 하이브리드 아이언이 가지는 장점은 거리는 비슷하게 나가지만 탄도가 낮고 실수 확률이 대단히 낮다는 점이다.(클럽 길이 측면에서 보자면 4번 아이언과 7번 아이언의 차이 정도로 실수 확률이 낮아진다)
독자 여러분, 이제 적극적으로 3∼5번 아이언을 하이브리드 아이언으로 교체해 보자. 스코어가 낮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부담 없이 때리는 드라이브 샷에서도 10년 전 전성기 때 모습이 되살아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