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韓 신용등급 `안정적` 전망 유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2.2%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한국에 대한 신용분석보고서에서 현재 각각 ‘AA’와 ‘안정적’(Stable)인 국가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을 유지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해 이렇게 예측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올해 4.0%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대폭 떨어져 2.2%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올해 4.5%에서 3.0%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고 경상수지는 올해 120억달러의 적자를 낸 뒤 내년에는 균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역풍과 선진 경제권의 침체로 인해 2∼3%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20%대의 수출 신장세도 내년에는 10% 아래에 머물고 내수는 가계부채와 부진한 투자로 인해 제약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디스의 성장률 전망치는 3%대를 예상하는 국내 기관들에 비해 1% 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국내 연구기관 가운데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3.6%로, 한국경제연구원은 3.8%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무디스는 한국의 신용등급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서 국가의 취약성을 관리할 능력이 있다’는 전제하에 현 등급과 전망을 유지했다. 무디스는 지정학적 위험 등 각종 위험 요인에 대한 한국의 대응 능력도 비교그룹의 중간 수준으로 낮지 않고 과거 경제·금융 분야의 개혁 성과, 신중한 재정정책 집행, 상대적으로 견실한 정부 재정수지 등도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했다.

특히 세계적 금융위기와 관련해 비록 한국의 금융시스템이 높은 변동성에 직면해 있지만 1997년 외환위기와는 다를 것이라고 무디스는 내다봤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