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 부산IT 진흥이라는 임무를 맡은데 대해 기쁨에 앞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오래한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지만 지난 과거의 여러 경험을 토대로 현재 IT기업들과 함께 고민해야 할 점과 또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 점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있습니다.”
2대와 3대에 이어 지난 15일 제4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에 재선임된 김규철 원장(55)은 연임에 대한 기쁨보다는 앞으로 해야할 일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걸려오는 축하 전화를 받는 그의 목소리도 차분하고 조용하다.
김 원장은 “과거 70∼80년대 국내총생산의 15%까지 차지했던 부산이 지금은 그 절반도 안된다. IT분야도 마찬가지다. 부산 1세대 IT기업인으로 현재 현업에 남아있는 분이 거의 없다. 그래서 1세대 소리를 듣는 선배로서 부산 IT산업에 대한 책임과 부담감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며 “후배 기업인에게 ‘후회없이 해보자’라고 말하고 싶고, 나 자신도 이번 4대 임기를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후회없이 떠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활동하려 한다”고 말했다.
신임 원장으로써 그의 목표는 이번 4대 임기 동안 현 IT융합 흐름에 발맞춰 이업종 간 네트워크를 확대·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부산의 IT·CT산업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부산이 지닌 해양, 물류산업 기반에 IT를 접목해 해양물류IT를 특화발전시켜 나가고, 서울 등 수도권 내 다양한 IT·CT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부산 출신 기업인, 연구인, 개발자 등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지역 게임, 애니메이션 등 CT산업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조직으로 정착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서울에서 부산 지역의 출신 대학별 소모임이 활발하고, 숫자도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과 교류하고 협업까지 이끌어 낼 수 있다면 지역 기업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해양물류IT를 부산만의 특화 융합IT산업으로 키워내는 동시에 기존 정통SW 개발과 CT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사업을 펼쳐 부산의 IT, CT산업 전반에 가능성과 희망의 싹을 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진흥원은 물론 부산시와 여러 기업 지원기관 모두가 부산의 미래는 IT산업, 특히 IT융합에 달렸다는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한 후 “광역경제권 개발계획이 지역 발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지금, 부산은 물론 동남권 IT산업 활성화에도 앞장서는 진흥원 활약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