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처럼 가볍고 강철보다 강한 종이.’
미국 플로리다대학의 벤 왕 교수팀이 강철보다 10배 가볍고 500배 단단한 꿈의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AP가 보도했다.
‘버키페이퍼(buckypaper)’라고 불리는 이 소재는 구리나 실리콘처럼 전기를 전달하고 철이나 놋쇠처럼 열을 전도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어 상용화만 된다면, 자동차·비행기·TV 등 전 산업 제조과정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버키페이퍼에 대한 연구는 199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머리카락 굵기의 약 5만분의 1밖에 안 되는 강력한 섬유인 탄소나노튜브 개발에 성공하면서 이를 활용한 신소재 개발 연구도 막이 올랐다.
전문가들은 버키페이퍼가 열 전도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전자제품의 소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보다 더 효율적으로 열을 분산할 수 있어 컴퓨터나 전자장비를 작게 만들어도 과열돼 오류를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다. 또 전류 운반 운량이 높아 항공기 외장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번개를 맞아도 항공기 주변에 전류가 흘러 기체를 보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이 신소재의 엄청나게 비싼 생산 단가를 떨어뜨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연구팀은 이르면 내년쯤이면 버키페이퍼가 에너지 효율적인 재료로서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자금을 제공한 록히드 마틴의 레스 크라머 최고 기술 책임자는 “이 기술이 상용화만 된다면 항공우주산업의 모든 게임의 법칙을 바꿔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