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대표 남용)가 2010년 12월까지 2200억원을 투자해 경상북도 구미에 태양 전지 생산 공장을 마련한다.
LG전자는 지난 20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경북 구미시 공단동에 있는 PDP모듈 A1라인을 태양전지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A1 라인은 지난해 5월 시험 시설로 전환해 사실상 대량 생산을 중단했다.
양산 시점은 1라인이 2010년 1분기, 2라인이 2011년 1분기다. 두 라인 모두 실리콘 웨이퍼를 이용한 ‘결정형’ 방식의 태양전지 셀과 모듈을 생산한다. 각 라인의 생산능력은 120㎿다.
이 회사 조관식 상무는 “4년 동안 축적해온 태양전지 연구 기술력과 제조 기술에 기반을 둔 대량 생산 능력을 융합하면 세계적인 태양전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에 앞서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에 솔라셀 사업팀을 설치하고 태양전지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LG전자는 또 지난 6월 LG화학 태양전지 사업을 양수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LG화학(폴리실리콘), 실트론(웨이퍼), LG전자(태양전지), LG CNS(태양광시스템), LG솔라에너지(태양광 발전소 운영)’ 등으로 수직 계열화를 끝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뉴스의 눈>
LG전자가 PDP 모듈 라인을 태양전지 셀·모듈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은 이미 예견됐던 최적의 대안이다. 지난 수년간 태양전지용 셀·모듈 양산 기술을 축적해온 LG화학의 관련 사업부를 올 초 양수한 것이나, 지난달 독일계 태양전지 업체인 ‘코너지’사와 대규모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계획에서 나왔다.
이번 결정의 배경은 무엇보다 A1 라인을 어떤 식으로든 정리해야 했다는 점이다. A1 라인은 현 양산 설비 가운데 가장 효율이 떨어진다는 2면취 공법을 써왔다. 이미 감가상각이 끝났지만 워낙 효율이 낮아 고정비 부담이 커 지난해 5월 사실상 생산을 중단했을 정도다.
반면에 PDP 모듈 A2 라인(4면취 공법)과 A3 라인(8면취 공법)만 가동해도 42인치 모듈 기준 월 44만대, 연간 600만대에 육박해 PDP TV 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결국 1년 이상 놀려온 A1 라인의 경우 외부에 매각하거나 다른 용도로 재활용할 수밖에 없는 셈이었다. LG전자 내부적으로는 매각보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언한 태양전지 셀·모듈 생산 라인으로 바꾸는 것이 이득이라는 계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윤성 디스플레이서치코리아 이사는 “효율이 떨어지는 2면취 공법이라 외부 매각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PDP 모듈 사업에서 외형 확대보다 내실을 기하는 방향을 추구했던 LG전자가 A1 라인을 계속 휴면 상태로 놔두기보다 태양전지로 재활용하겠다는 것”으로 분석했다.
LG전자가 기존의 라인을 전환함으로써 후발주자로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게 됐다. 원재료와 관련 장비 사업 역량은 상당 수준에 이를 것으로 기대됐다. 다만, LG전자가 태양전지 셀·모듈 양산 기술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반도체 제조 공정 수준은 아니지만 PDP 모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미세 공정 기술이 요구된다. LG전자가 1라인 양산 시점으로 못 박은 2010년 1분기도 여전히 촉박해 보인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