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SW코리아, 다시 시작이다](7부)⑥기업이 알아야 할 저작권 지식

[신 SW코리아, 다시 시작이다](7부)⑥기업이 알아야 할 저작권 지식

◆기업인들이 알아야 할 저작권 지식

 우리나라 중소기업 대부분은 소프트웨어(SW) 관리자를 두지 않고 있으며 법무팀을 별도로 두는 기업도 많지 않다. 이런 기업들은 SW 지식재산권법을 준수하지 않았을 때 어떤 불이익을 받게 되는지 모른다.

 불법 SW를 사용하면 초기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기업의 운명에 잠재적인 위험요소로 남는다. 기업에서 불법 SW를 이용하다 적발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고, 민사상의 책임을 물게 될 수도 있다.

 기업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SW를 사용하려면 무엇보다 SW를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기업은 대개 SW를 구입하면 ‘소유권’이 생기는 것으로 생각해 마음대로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실은 SW를 구입하면 SW의 ‘소유권’이 아니라 ‘사용허락’을 받는 것이다. 사용범위와 방법은 SW 저작권사가 정하는 바를 따라야 한다.

 보통 컴퓨터 하드웨어를 구매할 때 함께 들어 있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나 번들 SW도 공짜가 아니다. 하드웨어 가격에 포함돼 제값을 지급한 것이다. 만약 필요한 SW라면 OEM이나 번들 SW도 저작권을 관리해야 한다.

 ◇SW도 HW처럼 철저히 관리해야=SW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면 하드웨어처럼 관리해야 한다. 특히 SW는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분실이나 훼손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첫째, SW 보유수량을 직접 파악해야 한다. 대개 기업의 SW관리자는 전 관리자로부터 업무 인계를 받을 때 SW 보유수량 정보를 엑셀파일 정도로 넘겨받는다. SW관리자는 전 관리자로부터 넘겨받은 파일의 내용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해 확인하지 않는 사례가 다반사다.

 한국SW저작권협회에 따르면 SW자산관리 컨설팅을 받은 기업 중 기록과 실제 SW 보유수량이 일치한 기업이 단 한 곳도 없었다. 심지어 SW 패키지만 있고 CD는 없는 사례도 매우 흔했다.

 SW보유수량을 확인한 후 SW 미디어나 라이선스 증서 등을 안전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아무나 접근해서 가져가거나 설치하지 못하도록 반드시 잠금장치를 갖춰야 한다. 즉 관리자만이 SW 미디어나 라이선스 증서 등이 보관된 책장 등을 열 수 있게 하는 등 통제해야 직원들이 SW를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라이선스를 위반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임의로 인터넷에서 SW 내려받는 것도 관리해야=또 직원들이 임의로 SW를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사용하는 것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

 이제 직원들 누구나 자신의 사무실 PC에서 인터넷를 통해 SW를 불법으로 내려받을 수 있다. 직원이 몰래 내려받은 SW라 하더라도 그에 대한 저작권 침해 등 최종책임은 기업과 경영자가 져야 한다. 따라서 직원들이 SW를 설치할 때는 SW 관리자의 승인을 받도록 주지시켜야 한다.

 비용을 지급하고 구입한 것이 아닌 셰어웨어나 프리웨어 같은 SW는 관리하지 않는 기업들이 많다. 그러나 이런 SW들도 모두 라이선스를 갖고 있으므로 라이선스를 제대로 알고 활용하거나 통제해야 한다.

 ◇기업이 알아야 할 저작권 관련 Q&A

 

 Q. 프리웨어로 명시돼 있고 저작권 표시가 홈페이지와 e메일 주소만 있을 때 이 SW를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면 문제가 되나?

 A. 프리웨어는 무상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SW므로 제3자에게 계속 양도해도 된다. 그러나 영리 목적으로 복제·개작해 판매하는 것을 저작권자가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프리웨어는 특별한 표시가 없으면 사용자의 복제·개작을 묵시적으로 허락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단, 침해의 예방, 침해의 정지, 부당이득반환청구 등의 민사상 이의제기는 가능할 것이다.

 Q. 특정 기간에만 사용할 수 있는 무료배포 SW를 설치한 후 사용하지 않아 설치 사실을 잊고 있다 단속을 받았다.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불법사용인가?

 A. 특정 기간에만 사용할 수 있는 무료배포 SW는 셰어웨어나 SW의 트라이얼 버전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간은 SW 내부 설정에 의해 자연스럽게 사용이 중지되는 경우가 있고,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사용을 중지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든 원칙적으로는 지정된 기간이 지나면 해당 SW를 삭제해야 한다. 그러나 SW 내부적인 설정에 의해 특정 기간이 지난 후에는 해당 SW를 사용할 수 없게 돼 있다면, SW를 삭제하지 않더라도 해당 SW를 사용하는 게 불가능하므로 불법사용으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라이선스에 반드시 해당 SW를 삭제하게 돼 있을 수 있으므로 꼭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사용을 중지해야 할 때 설치 사실을 잊고 있다 단속 당했다면 불법사용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Q.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PC를 사용하는데 세금계산서와 CD를 분실했다. 하드웨어에 부착된 코아라벨로 정품 확인이 가능한가?

 A. OEM 버전의 라이선스는 하드웨어와 생명을 같이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일반 패키지 SW와 동일하다. 따라서 세금계산서와 CD를 분실해 정품 SW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할 방법이 없으면 해당 SW를 사용해선 안 된다. 사용 중인 PC에 코아라벨이 부착돼 있다면 해당 코아라벨에 표기된 정보로 해당 SW의 정품 여부를 확인하는 게 가능할 수 있으나 이를 입증하기 힘들 수 있다. 따라서 CD를 분실했을 땐 새로 구입해야 한다. 코아라벨은 SW가 원본 패키지임을 표시한다. 이것은 SW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데 제품 박스에 부착돼 있으며 일반적으로 홀로그램 이미지 같은 복사하기 어려운 이미지 등을 포함하고 있다.



 Q. 리눅스는 공개된 운용체계인데 상업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리눅스 또는 리눅스용 SW를 복제해 사용하는 것도 불법인가?

 A. 예를 들어 한글과컴퓨터 아시아눅스 서버2.0의 오픈버전은 문제가 없겠으나, 상업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제품에는 번들SW가 포함돼 있어 제품의 배포와 복제는 불법이 될 수 있다. 또 싱크프리 오피스와 리눅스용 한글 오피스도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와 같은 상업용 제품이므로 불법복제 시 컴퓨터 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GPL소프트웨어 외에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리눅스나 리눅스용 SW는 자유로운 배포와 복제가 가능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Q. 정품 MS오피스2007 가정용 버전을 회사에서 쓰면 문제가 되나?

 A. MS는 여러 가지 라이선스의 패키지 SW를 판매하고 있고, 각각의 라이선스 조건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따라서 가정용과 기업용을 반드시 구분해 사용해야 하며, 가정용 컴퓨터 사용자를 위한 제품을 회사에서 사용하면 문제가 된다.

 Q. 50명이 사용할 수 있도록 SW 라이선스를 계약해 사용해오다 더 필요가 없으면 다른 업체에 양도할 수 있나?

 A. 법에서 프로그램의 사용을 허락받은 자는 허락된 사용방법 및 조건의 범위 안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으며, 프로그램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는 사용할 권리를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패키지 SW가 아닌 라이선스로 계약한 사례라면 SW에 대한 사용권한을 구매한 것이므로 양도해선 안 된다. 그러나 각 프로그램 저작권자의 라이선스 정책에 따라 달리 해석할 수 있으므로 소프트웨어 양도 가능 여부는 저작권자의 라이선스 규정을 살펴보거나 저작권자에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Q. 전자상가에서 컴퓨터를 구입하려는데 하드웨어 판매자가 무상으로 SW를 설치해 주겠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A. 정품 SW CD와 같은 부속물이 함께 인도되지 않는 한 판매자가 무상으로 제공한 SW는 불법복제된 SW다. 판매자가 무상으로 설치해 주겠다고 하면 이를 거부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구매해서 사용해야 한다. 불법복제된 SW를 사용하면 판매자뿐 아니라 구매자도 저작권 위반으로 인한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Q. 불법복제 SW를 정품 SW인 것처럼 파는 곳에서 제품을 구입했다. 이때 불법복제 SW 사용에 대해 사용자가 책임을 져야 하나?

 A. 이 경우에도 사용자는 불법복제 SW를 사용한 것에 대해 일정한 책임을 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단, 정품 SW인 것처럼 판매한 자에게 구상권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있다.

 Q. 직원이 사전의식 없이 저작권을 침해한 행위에 대해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하나?

 A. 직원의 침해행위가 고용관계의 범위 안에서 이뤄진 이상 회사 또는 대표자는 침해행위에 대한 사전의식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을 받는다. 관계법령의 준수에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거나 정품 SW의 구입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대표자는 명백한 과실이 있다. 회사는 컴퓨터 시스템에 대한 정기적 점검을 하고 직원들이 관련된 법령상의 의무를 숙지하고 준수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Q. SW A를 불법복제해 사용했으나 지금은 A와 가능이 유사하고 데이터 파일의 호환성이 있는 SW B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A에서 생성된 데이터 파일을 따로 보관해 두거나 B에서 사용해도 괜찮을까?

 A. 우선 A를 설치했던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포맷하거나 A를 완전히 삭제하고 레지스트리까지 정리했다면 검·경찰 단속 시 문제 되지 않는다. 그리고 A에서 생성된 데이터 파일을 따로 보관한 것만으로 SW A를 불법적으로 사용한 것에 대한 증명이 어려워 문제가 안 된다. 또 B에서 A의 데이터파일을 이용해도 문제가 안 된다.

◆김지욱 SPC 부회장 인터뷰

 “저작권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어 관련 기업인의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김지욱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 부회장은 우리나라 기업의 저작권에 대한 관심과 인식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SW) 기업인이 저작권에 갖고 있는 이해 정도를 두고 “SW 기업은 저작권 상품인 SW를 개발·판매하기 때문에 다른 산업군 기업에 비해 저작권 인식이 높다”며 “그러나 영세한 SW 기업은 자신들이 개발한 SW의 저작권 보호나 특허전략 등 지재권 전반의 지식이나 대응력이 미흡한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SW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저작권 보호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SW 산업이 발전하려면 다양한 요소가 결합돼 효과를 내야 한다”며 “정부의 적절한 정책과 우수한 개발 인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것은 SW 기업이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정상적인 시장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SW를 개발해도 시장에서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라며, 저작권 보호가 이런 비정상적 현실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이와 함께 불법복제를 근절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도 강조했다. 정부부처·공공기관·단체들이 공동으로 각종 패러다임을 조성해 SW 저작권을 보호하는 제도나 법이 저작권자뿐만 아니라 SW 산업 전반과 국가 전체의 발전에 필요한 부분으로 인정받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 차원의 정품 사용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부처, 공공기관, 기업체 등이 우선적으로 정품 SW 구매 예산을 확대하도록 유도하고 세제감면 혜택과 같은 직간접적 지원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속을 함으로써 불법 SW 근절의 긴장을 유발해야 한다”며 “총체적 관점에서 계도는 SW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단속은 SW 저작권 보호와 확립에 점진적 가속도를 붙여줄 것”으로 확신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