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가 제휴사인 샌디스크의 일본내 생산라인 일부를 인수키로 한 것이 삼성전자에 되레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미국 샌디스크 인수에 따른 낸드메모리 시장 독과점 제기 굴레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샌디스크의 자금 유동성이 개선되는 것은 인수에 다소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21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내년 3월 목표로 양사가 지분을 절반씩 투자해 공동 운영중인 일본 미에현 요카이치 공장으로공장의 샌디스크 지분에서 15%(1000억 엔) 정도를 매입, 전체 지분의 65%를 확보하기로 했다. 도시바는 이를 계기로 공동운영중인 설비(300 ㎜팹3·팹4 )생산 능력의 30%를 단독 운영하고 나머지를 계속 공동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샌디스크를 인수하면 요카이치 공장의 생산량도 잠식해 낸드 메모리 시장에서 독과점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2분기 누계 매출 기준으로 낸드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 42.3%, 도시바(샌디스크 포함) 27.5%, 하이닉스반도체 13.4%를 기록했다. 도시바와 샌디스크는 그동안 합작 공장 생산 물량을 절반씩 가져갔다. 요카이치 공장이 삼성에 넘어가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50%를 넘는다.
삼성전자는 이런 점 때문에 샌디스크 인수 과정에서 독과점 문제 해결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런데 느닷없이 도시바가 삼성의 고민을 자연스럽게 풀어준 셈이 됐다.
도시바는 요카이치 공장에 대한 경쟁 기업의 개입을 피하고 300㎜ 생산 기지를 확보하기 위해 인수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번 인수로 도시바는 생산 물량 30% 가량을 더 가져가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도시바의 샌디스크 일본 합작 생산 라인 일부 인수로 반독점법 해소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샌디스크 유동성이 풍부해진 점은 단점이 된다”며 “도시바의 인수건은 정해진 수순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