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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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DI가 삼성전자의 PDP 모듈 사업 위탁경영과 2차 전지 사업 호조에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냈다. 지난해 1분기부터 5분기 연속 적자에 허덕이다 지난 2분기 흑자로 올라선 뒤 더욱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다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대표 김순택)는 22일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매출 1조7227억원에 영업이익 733억원과 당기순익 58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에 비해 매출액은 5% 신장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을 무려 7배 이상 끌어올렸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체질 개선과 지난 7월 PDP 모듈 사업을 삼성전자 TV(VD) 사업부가 위탁 경영한 효과가 마침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PDP 통합 효과=지난해부터 고질적인 적자 구조의 원인이었던 PDP 모듈 사업이 삼성전자의 위탁 경영에 힘입어 눈에 띄게 회복됐다. 삼성SDI는 지난 3분기 PDP 모듈 판매량 120만대를 기록, 전분기보다 무려 14% 이상 늘어난 552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특히 전체 매출의 40%가 50인치이상 고부가 제품군이 차지했다. 판매량서도 올 들어 처음 LG전자를 눌렀다. 더욱이 삼성SDI는 32인치 PDP 모듈 제품 비중이 높은 LG전자와 달리 40인치대 이상이 대부분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P4라인의 가동율이 높아진 것은 물론 위탁 경영에 힘입어 출하량이 꾸준히 늘었다”면서 “4분기에 당기 손익분기점(BEP)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SDI는 4분기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는 한편, 내년 초 고휘도·저전력 제품 양산 채비를 서두르기로 했다.

◇2차전지 공급과잉 우려 해소=2차전지 사업도 최근 공급 과잉 우려에도 불구하고 역시 최고 실적을 냈다. 판매량이 전 분기보다 13%나 늘어난 덕분에 531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 전분기 대비 29%나 신장됐다. 특히 삼성SDI는 기술 주도권도 강화, 4분기에는 세계 최고 용량인 3000㎃h급 제품을 출시하고, 내년 시장을 대비해 해외 대형 고객사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는다는 계획이다. 국내 사업장의 각형 제품 생산라인을 중국 천진으로 이전키로 했다.

◇모바일 디스플레이, 합작 효과=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포함한 중소형 디스플레이 부문은 판매량이 전분기에 비해 11%나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은 소폭 증가한 4070억원을 달성했다. 해외 대형 휴대폰 고객사의 능동형(AM) OLED 제품 출시가 늦어지면서 AM OLED 출하량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삼성전자 LCD총괄의 중소형 LCD 사업과 합침으로써 고부가 LCD 제품 판매가 급증했다. 삼성SDI는 내년도 합작사 출범을 앞두고 터치스크린 패널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디카·PMP·네비게이션 등 신규 시장과 AM OLED 시장을 적극 개척하기로 했다. 이밖에 삼성SDI는 브라운관(CRT) 사업에서도 3분기 고부가 빅슬림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5.5% 늘어난 344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다음달에는 중국 심천과 말레이시아의 컴퓨터용 CRT 모니터(CDT) 생산라인을 철수, 내년부터 CDT 사업을 중단키로 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