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사가 없는 차량들이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무인자동차대회가 이르면 내년 10월 국내서도 개최될 전망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소장 박창규)는 국내 무인차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주요 대학, 기업체, 연구소들이 참여하는 가칭 ‘한국형 지상로봇 자율주행 경진대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판 ‘그랜드챌린지’가 될 이 무인차 대회는 내년 4월까지 경기운영을 위한 세부기획안을 마련하고 10월에 경기일정이 진행된다. 우승팀의 상금규모는 무려 5억원. 우리나라 로봇대회 역사상 최대 규모다. ADD 관계자는 이같은 계획을 최근 창원기동시험장에서 열린 군사용 로봇 워크숍을 통해 공개하고 학계, 기업체의 적극적 협조를 촉구했다. 무인자동차 대회에는 국민대, 고려대, 계명대, 포항공대, KAIST, KIST, 생기원 등 학계와 연구소 및 완성차 업체의 컨소시엄으로 약 10개 팀의 참여가 예상된다.
ADD의 행보는 지난 2004년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시작한 무인자동차 대회 ‘그랜드 챌린지’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미국방부 산하의 DARPA는 군용차량의 무인화를 목표로 사막과 도심지를 달리는 무인차 대회를 개최해서 잇따라 성공을 거뒀다. ADD는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열린 무인차 대회 ‘어번 챌린지’에 참관단을 파견하는 등 무인차 대회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로봇업계는 무인차 대회의 개최 가능성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학과 연구소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무인자동차 분야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촉매가 되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의 이정엽 차장은 “미국을 제외하면 유럽, 일본도 무인 자동차 대회를 개최한 사례가 없다. 한국에서 무인차 대회를 연다면 세계 두 번째이며 국내 자동차 산업에 큰 자극이 될 것이다.”라고 환영했다. 무인자동차 대회가 열릴 후보지는 좁은 국토의 제약 때문에 창원의 기동시험장, 강원도 홍천의 과학화 전투시험장 등이 거론된다. 두 곳 모두 전투차량의 성능테스트를 위해 비포장도로를 포함한 다양한 실험코스를 갖춰서 무인차 대회를 충분히 열 수 있다.
ADD의 관계자는 “무인자동차 대회를 개최 여부를 아직 확정한 것은 아니며 내년 초는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배일한기자,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