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국감 스타 의원들

[국정감사] 국감 스타 의원들

  이번 국정감사의 스타는 예전처럼 ‘야당 소속 초선 의원’들이 아니었다.

경륜과 연륜이 묻어나는 ‘노력파’ 의원들이 여·야 신분을 떠나 폭넓은 식견과 발품으로 정부를 연일 난타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민영 미디어렙 도입 문제 공론화·IPTV 활성화 합의, 법제사법위원회의 전자화문서 효력 재확인, 지식경제위원회의 산하기관 획일적 통폐합의 문제점 제기 등은 이번 국감에서 거둬들인 아주 중요한 성과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영선 의원(민주당)은 앵커출신 답게 확고한 논리와 정연한 입담으로 자칫 인터넷산업 전반이 사회분위기에 휩쓸려 쑥대밭이 될 수 있었던 상황을 유연하게 풀어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박 의원은 오히려 대법원을 상대로 e메일 압수수색시 발신인, 수신인에게 통지를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의자라는 꼬리를 붙여 무작위로 제3자 압수수색이 이뤄진다며 관행을 질타하기도 했다.

변호사 출신 초선인 홍일표 의원(한나라당)은 기획재정부가 전자화문서의 효력과 관련한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무시하고, 새로운 법률 제정을 추진하려는 것을 제지하며 여당내 야당 의원 같은 활약을 펼쳤다.

송훈석 의원(무소속)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현정부 최대 실세로 꼽히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상대로 범정부 IT정책 컨트롤타워 기획 사실을 밝혀내는 개가를 올렸다. 이번 국감기간 동안 인터넷전화의 도감청 위험성, 정부의 불법 스팸 단속 의지 퇴색 등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낸 송 의원은 이로써 국감 이후에도 IT정책 관련 부처의 최대 힘겨루기 사안을 세상밖으로 꺼집어 낸 셈이다.

배은희 한나라당 의원은 지식경제위원회에서 다른 의원들이 거의 내팽겨치다시피 한 소프트웨어(SW) 분리발주제를 정면을 제기했다. 배 의원은 정부가 SW 중소개발사의 존립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도입한 SW분리발주제가 지난해는 물론, 올해까지 전체 20% 내외의 시행률을 보이면서 유명무실해지고 있다고 관련 기관을 질타했다.

지식경제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최철국 의원은 오랜 산업자원위원회(지식경제위원회 이전 상임위) 경험을 살려 주요 정책을 꿰뚫는 문제제기를 쏟아내 해당 부처와 기관을 국감 내내 긴장케 만들었다.

최 의원은 특히 새정부의 산하기관 통폐합과 예산 및 인력 10% 감축과 관련, 정부의 일관된 산업 정책 추진을 헤칠 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납품 및 단가인하 압박으로 전가돼 경제에도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일관된 논리를 펼쳤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의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은 지방방송 및 종교방송에 대한 대책 없이 민영 미디어렙을 밀어붙이려는 정부 방침을 호되고 질택해 정책 국감의 한 모범을 보여줬다.

이진호기자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