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패닉상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금융당국이 자산운용사와 증권사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임승태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주식시장의 가격조절 기능을 믿어야 하며 정부는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최근 며칠 동안 기관투자자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사무처장은 “기관투자자들은 요즘 환매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어 평소 5% 수준보다 더 많은 8∼10%의 유동성 비율을 확보하려고 한다”며 “펀드 환매가 들어오면 완충 역할을 못하고 바로 팔아버리기 때문에 기관투자자가 역할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 방향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관투자자들 통해 증시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정부 유동성 공급으로) 투신사들이 언제든지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있다고 신뢰하게 되면 기관투자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초기 대응으로 한국은행이 부담을 갖지 않은 선에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을 수립했고 이르면 다음 주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사무처장은 “세계시장이 다 떨어지는데 우리 증시만 독야청청할 수는 없다”며 “가격을 타깃팅하는 정책보다는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한국은행의 은행채 매입과 관련해서는 직매입하거나 환매조건부(RP) 거래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식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한국은행도 은행채 매입의 필요성에 동감할 것”이라며 “지금은 막힌 곳을 뚫기 위해 유동성 수준을 높이는 방법 밖에 없으며 한은이 총액한도대출을 2조5000억원 풀어준 것은 한은도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임 사무처장은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해 CD금리인하를 유도하면 주택대출 금리는 저절로 내려간다”며 “우리는 한국은행이 이전보다 훨씬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고 앞으로 한국은행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