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인들은 이 불황기를 어떻게 맞고 있을까.’
사실 우려의 목소리가 거셀 것으로 생각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론 걱정의 소리는 있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희망’ ‘가능성’ 그리고 ‘기회’를 강조했다.
‘창조·모험적 경영을 전개하는 중소기업’이라는 벤처 정의를 거론하며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새로운 도약기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보였다. 벤처산업협회와 전자신문 공동주관으로 2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벤처코리아 2008’을 찾은 국내 대표 벤처인들에게 불황기 벤처인의 자세를 물었다.
◇‘위기는 분명 기회’다=벤처인들이 말하니 더욱 그럴 듯했다. 2008 벤처코리아 벤처대상 시상식에서 산업포장을 받은 영화제작사 영구아트의 심형래 사장은 “위기는 분명 기회 요인이다. 벤처는 어차피 과감한 투자와 ‘될 수 있다’는 긍정적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의 성공요인으로 ‘벤처의 도전정신’을 강조하며 “이럴 때일수록 미국과 일본 시장을 더욱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희숙 여성벤처협회장도 “벤처는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곳”이라며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자세로 시장에 접근하면 분명 길은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태희 글로벌네트워크재단 이사장은 “이럴 때일수록 벤처인이 뭉쳐야 한다”며 “특히 위기를 경험한 선배 벤처인이 경험이 적은 후배 벤처인을 이끌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벤처정신을 되새기자=어려울수록 벤처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조현정 벤처산업협회 고문(전 벤처산업협회장)은 “어려울수록 도전, 불굴의 의지로 정의되는 벤처정신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면서 “벤처정신을 발휘하면 힘들 때 더 기발한 아이디어와 해법이 나온다”고 벤처인에게 다시 마음을 다잡을 것을 요청했다. 벤처를 ‘칭키즈 칸’에 비유한 신원호 경기벤처협회장은 “벤처인의 진가는 어려울 때 더욱 빛이 난다”며 “벤처 정신을 되새기면 이번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 뜰 날을 준비하자=연구개발(R&D)에 게으르면 안 된다는 경고도 많았다.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서승모 벤처산업협회장은 “정부는 녹색성장을 선언하고 신성장산업을 발굴하고 있으며 또 산업 간 융합으로 새로운 산업군의 등장이 기대된다”며 “지금은 기술 트렌드의 변곡점인만큼 다가올 기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창업한 박덕희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장은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며 “어렵다면 확장경영은 힘들겠지만 항상 시장이 풀릴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