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관련 업계가 ‘친환경’ 제품을 내 놓기 위한 준비로 부산하다.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환경 규제 대응과 친환경 제품을 요구하는 소비자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 5월부터 무연솔더를 자동차 전장 제조 라인에 적용하기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최근엔 신뢰성 평가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무연 솔더는 전자 제품이나 부품을 제작할 때 사용되는 납땜용 소재로, 납(Pb)을 포함하고 있지 않지만 기존 땜납과 같은 부착 효과를 줄 수 있다. 기존 땜납보다 가격이 2.5∼3배 가량 비싸다. 무연 솔더를 사용하면 자동차 제조 원가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원가 상승 부담을 감수하면서 무연 솔더 적용을 준비하는 건 EU의 전기전자제품 환경 유해물질 사용제한 지침(RoHS)때문. 지난 2006년 7월 1일부터 유럽에 출시되는 모든 전기전자 제품에 납, 카드뮴 (Cd), 수은(Hg) 등 6개 유해물질 사용을 금지했다. 납의 경우 가전·OA 부문은 2006년부터 적용돼 카오디오에는 이미 무연솔더가 적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자동차의 운행 안전과 직결되는 전장 부문은 신뢰성 검증 등의 이유로 적용 유예기간이 2009년 7월까지 주어졌다.
무연솔더 업계도 내년부터 자동차 관련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에코조인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외 도요타, 포드 등 해외 자동차 기업도 전장에 무연 솔더 적용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땜납보다 비용은 높지만 적용이 필수기 때문에 관련 매출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일반 기계부품 업계도 ‘친환경’ 트렌드 대비에 적극 나섰다. 알루미늄 제조사 남선알미늄은 최근 자동차부품 전문기업 대우라이프와의 합병 작업을 진행하면서 자동차용 알루미늄 부품 개발 계획을 세웠다. 자동차 좌석에 들어가는 부품인 시트 프레임(Seat Frame)을 알미늄으로 대체하는 개발사업을 진행, 내년 2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자동차 박람회에 이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회사가 우선적으로 시트 프레임에 주목한 건 이 부품을 알미늄으로 대체하면 중량을 약 30%까지 감소시킬 수 있어 연비향상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주목해서다. 차체 중량을 10% 감소시키면 연비가 약 15% 향상된다는 게 남선알미늄 측 설명이다. 남선알미늄은 향후 범퍼·선루프·에어백 프레임 등으로 알루미늄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임선진 남선알미늄 대표는 “알루미늄으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면 폐차시 회수율이 높고 환경유해물질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며 “향후 차체 중량에서 알미늄이 차지하는 비율이 2015년에는 3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순욱기자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