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2004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유무선 연동 음악서비스 멜론을 5년 만에 자회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대표 신원수)에 지난 23일 전격 양도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텔레콤 측은 이에대해 음반사업이 전문인 로엔엔터테인먼트에 멜론을 통합, 보다 빠른 의사결정과 전문적이고, 고효율적인 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26일 밝혔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가 SK텔레콤이 멜론을 전략사업으로 육성하려던 계획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SK텔레콤 측은 이와 관련해 “온라인 음악 사업에서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가치사슬을 만들어 음악 사업 분야가 커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고 강조했다.
과거 TU미디어, 네이트닷컴과 같은 서비스의 기획과 시작은 SKT가 했지만, 사업이 커 나가면서 별도의 자회사로 분리시킨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운영중인 음원제작·뮤지션 발굴, 음원·음반의 유통에 이어 유무선 연동 음악서비스까지 확보, 음악전문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신원수 로엔엔터테인먼트 대표 역시 “음악 사업은 걸맞은 조직문화와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엠넷미디어, 소리바다와 같이 음악 회사들이 수직 계열화 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포털 엠넷닷컴을 운영하던 엠넷미디어는 CJ뮤직과 합병 이후 음원 제작, 유통, 서비스를 공급을 한 틀안에서 제공하고 있고, 소리바다 역시 P2P서비스를 하면서 음원을 확보하기 위해 대리중개업체인 만인에미디어를 2006년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투명경영, 상생경영을 중시하는 SKT에게 멜론은 신성장동력이 아닌 골칫거리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멜론은 아직 자회사가 감당하기에는 힘든 적자사업이다.
SKT는 멜론 서비스 초기 저작권자들의 반발을 산 데다 2006년과 작년에는 저작권보호를 위해 도입한 디지털저작관리(DRM)가 폐쇄적이라며 음악서비스 사업자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멜론은 논DRM 음원 서비스 시작 후 유료가입자 수가 84만명에 이르며 성장세를 회복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SKT가 멜론을 양도하면서 로엔엔터테인먼트에 지원하는 자금은 실제 57억원 안팎에 지나지 않는다. SKT는 로엔에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여기에는 멜론 사업 양도 금액이 243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수운기자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