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점유율 6%를 돌파하며 기세를 올리던 수입차 업계가 고환율이라는 의외의 복병을 만나 고민에 빠졌다.
이들은 국내에 완성차 생산 공장이 없어 전량을 유럽, 미국, 일본 등지에서 수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900원대 초반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66원까지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1유로 기준환율은 1320원에서 1880원대로 상승했다. 때문에 달러나 유로, 엔화로 차량 대금을 결제하는 브랜드들의 경우 그 부담을 한국 법인이 지고 있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26일 “달러 강세로 인한 환율 압박이 예상 밖으로 크다”며 “2000년 이후 가장 힘든 한해로 수입차 업계는 보고 있다”며 “이대로 고환율이 계속되면 현재 판매되는 자동차 가격으로는 경영 자체가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갑자기 차량 가격을 올리면 판매가 줄어들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게 수입차 업계의 고민이다. 실제로 차량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수입차 업계 내부의 목소리도 높지만 당장 이를 실행에 옮기는 업체는 아직 없다.
안영석 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은 “국내 고객의 반감을 우려해 최근 출시한 신차의 가격에 환율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어느 브랜드가 가격을 올린다면 수입차업계 전체가 가격인상 대열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