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에서 통용되는 항공용 소프트웨어(SW)에 대한 인증이 국내에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아직 초기단계인 국내 항공용 SW 개발 및 해외 수출에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해양부 항공안전본부는 2012년까지 18억원을 투입해 국가가 항공용 SW의 안전성을 확인하고 성능을 인증해 주는 시스템을 자체 개발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이를 통해 국토부는 국산 항공용 SW에 대한 인증은 물론, 국제적 수준의 인증시스템을 기반으로 기업들이 SW 개발 과정에서 부딪힐 수 있는 장벽에 대한 기술적 지원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항공용 SW 개발업체가 미국 등 해외에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국제표준인 미연방항공청(FA)의 인증을 개별적으로 획득해야 했지만, 국내 인증시스템이 개발돼 국토해양부가 정부 차원에서 인증을 부여하면 국내 시험성적서만으로 해외수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해당업무는 항공우주원 인증센터를 활용할 계획이다.
국토해양부는 이미 미연방항공청과 항공기 타이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인증협정을 맺고 있으며, 조만간 항공용 SW 분야로 이를 확대한다는데 잠정 합의한 상태다. 국토부측은 항공용 SW 분야의 상호인증협정은 한두차례의 인증시스템 실사 또는 별도 실사 없이도 무난히 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항공용 SW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는 계측관련 SW·시뮬레이터 관련SW 등 분야에서 20여 개사 안팎에 불과하지만, 최근 항공용 SW가 미래성장산업으로 부각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첨단 항공기의 경우 가격의 50% 정도를 SW가 차지하고 있고,향후 조종사 및 승객의 요구가 다양화되면 될수록 기능도 복잡해져, 관련 SW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 확실시된다.
국토해양부 항공안전본부 이영대 사무관은 “정부는 국토부 주도로 시범인증 등을 위한 4인승 소형항공기와 항공교통 통합관제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민간에서도 항공기 대기자료 컴퓨터를 국산화하려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발전된 IT를 바탕으로 앞으로 항공용 SW 관련제품 생산이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 항공용 SW시장은 오는 2010년 6조원·2020년 8조원 시장을 형성할 전망으로, 정부는 국토부의 인증체계 구축과 지식경제부의 적극적인 R&D 사업 등을 바탕으로 현재 미미한 국산SW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5%까지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용어설명- 항공용 SW 및 인증
항공용 SW는 항공기의 자동착륙장치·운항과 기체 상태 등을 종합 감시·제어하는 운항관리컴퓨터는 물론, 블랙박스와 같은 각종 장비품에 다양하게 적용되고 SW를 통칭한다. 항공용 장치는 시스템별로 안전등급이 정해져 있는데, 자동조종장치와 같은 최고 등급 시스템은 결함 발생 가능성이 10억 분의 1 이하이고, GPS를 이용하여 항공기의 이·착륙을 유도하는 시스템의 경우에는 결함 발생 확률이 1000만 번 착륙할 경우 2번 이하이어야 한다. 이 시스템에 적용되는 SW도 이에 준해 결함이 없어야 하므로 비행 및 이·착륙시 어떤 기능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에 이를 즉시 해소하거나 보완하는 방법 등을 단계적으로 확인해 국제기준에 적합한지 검증하는 절차 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