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 경영구조가 10월에 요동치고 있다. 대표이사 또는 최대주주가 변경된 회사가 잇따랐다. 일부 회사는 대내외적 경영 불확실성 파고를 넘기 위해 새로운 진영을 짜고 적절한 전략수립에 들어갔다.
통상적으로 연말 또는 주총을 앞둔 연초에 경영진을 바꾸는 일에 비추면 부품업계의 최근 움직임은 사뭇 이례적인 현상이다. 부품은 장비나 세트와 달리 산업의 밑바닥에서 가장 먼저 변화를 감지한다. 금융과 실물경제 위기에 따른 변화의 바람도 가장 먼저 불어왔다. 경영이 위태로워지면서 최대주주 교체가 불가피한 사례도 있으며 새 틀을 마련해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지도 엿보인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모빌링크텔레콤, 다믈멀티미디어, 대우전자부품, 상화마이크로텍이 이달에 대표이사 또는 최대주주 교체를 밝혔다.
휴대폰부품업체 모빌링크텔레콤은 지난주 이현규 대표가 물러나는 대신 조용범·허혁도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전문성 강화를 통한 시너지효과 창출을 대표변경의 이유로 설명했다. 모빌링크텔레콤 관계자는 “조용범 대표가 영업과 생산을, 허역도 대표가 관리와 자금을 책임질 것”이라면서 “각자의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해 업무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규 대표과 모빌링크텔레콤에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LCD부품업체 단성일렉트론까지 이끌다보니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팹리스업체인 다믈멀티미디어는 이달 초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지난 1998년 정연홍 사장과 공동창업한 5명의 임원들의 주식비율이 각각 8.51%로 동일했는데, 정 사장의 지분이 0.21% 늘면서 나타난 결과다. 김현권 다믈멀티미디어 상무는 “동일한 지분을 소유한 구조보다는 1명이 주도권을 갖고 경영을 하는 것이 좋을 거 같아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들 회사가 긍정적인 시도를 보였다면, 최대주주 교체를 피할 수 없었던 회사들도 눈에 띈다. 팹리스업체인 상화마이크로텍도 오영훈 현 대표가 경영참여 목적으로 지분 7.91%를 취득하면서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오 대표는 벤처캐피털회사인 신성인베스트먼트와 주식양수도 계약을 맺어, 내년 1월 10일에는 최대주주가 신성인베스트먼트로 변경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지난 10일 공시했다. 3년 연속 적자를 겪으면서 회사는 어수선한 분위기다.
자동차부품업체인 대우전자부품은 이달 초 최대주주가 지온텍외 특수관계인 7인에서 전자부품연구원으로 변경됐다. 회사의 기발행 회사채 신용등급이 상환불능을 뜻하는 ‘D’로 강등돼 경영정상화를 위한 회생절차 신청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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