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날] 반도체 40년사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외국계 자본에 의한 조립생산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개별소자 생산→일괄 공정생산체제→생산체제 고도화의 시도 등의 단계를 거치면서 세계 반도체 생산의 핵심 축으로 거듭났다.

 ◆1970년대

 국내 기업들에 의한 반도체조립 및 개별소자 생산체제 구축기다. 아남산업이 1968년 3월 국내 자본에 의한 반도체 조립 사업을 출범한 이후 1970년 금성반도체, 1974년 한국반도체(삼성전자 반도체 전신) 등이 가세, 미국기업과의 기술제휴로 미국산 반도체를 조립, 전량 수출했다. 이러한 반도체 조립·개별 소자 생산 과정은 우리나라 산업체계에 상당한 파급·학습효과를 가져왔다. 현재 메모리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고도 생산체제 구축에 큰 밑거름이 됐다. 또 반도체장비 제조 분야에서 가장 먼저 이루어진 조립 장비 제조업을 태동시키기도 했다.

 ◆1980년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일관 공정 생산기반 구축기다. 조립과 개별소자 부문의 노하우를 토대로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1983년 2월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반도체사업 진출 결정 발표를 신호탄으로, 같은 해 12월 삼성전자가 국내 최초로 64K D램을 국산화했다. 1986년 10월엔 현대전자 반도체공장이 가동을 개시, 메모리 생산기반이 구축됐다.

 ◆1990년대 전반

 메모리 산업 성숙기다. 국내 반도체업계는 1991∼1995년 연평균 50%를 넘어서는 폭발적인 신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 메모리 업계를 견제하고자 한 미국 컴퓨팅업계 이해 관계 덕분에 국내 반도체 업계는 세계 최대 메모리 수요처인 미국시장에 진출, 반도체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미·일에 이은 세계 제3위의 생산대국으로 자리 매김했다. 1992년 8월 64M D램을 세계 최초로 국산화, R&D 역량 면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1990년 5300만달러에 불과했던 국내 장비업계의 매출액도 1995년엔 3억5900만달러, 1990년 1억6000만달러에 불과했던 국내 재료업계의 매출액도 1995년 8억3700만달러로 비약적인 성장세를 거듭했다.

 ◆1990년대 후반

 생산체제 고도화단계 시기다. 1996년 반도체 불경기에 이어 1997년 IMF란 국난을 겪었으나 국내 반도체 업계는 양적 성장 일변도에서 탈피, 본격적인 생산체제의 고도화를 시도했다. 또 메모리 편중의 생산구조에서 벗어나 비메모리 개발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려는 시도도 본격화했다. 반도체산업 내 구조조정 일환으로 현대전자와 LG반도체라는 초대형 대기업 간 이른바 빅딜이 있었다.

 구조조정 노력은 1998년 하반기 반도체 경기회복세와 맞물려 효과를 발휘하면서 IMF 국난을 극복하는 있어 모든 산업 분야에서 가장 큰 역할을 수행했으며 그 역할은 21세기 현재까지 지속돼, 반도체산업은 국민 경제적 기여도와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적지 않게 기여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