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코스닥시장에서 자사주 매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28일 증시에서 에스맥이 자사주 24만주를 장내 매입하기로 했고 디엔에프와 에코프로도 이날 각각 자사주 15만주, 20만주를 매입키로 했다.
최근 주가가 급락했던 하나마이크론도 주가 안정을 위해 대신증권과 5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셀런의 최대주주 디프로텍도 셀런 주식 27만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디프로텍의 셀런 지분율은 취득 전 19.45%(611만5764주)에서 취득 후 20.31%(638만5764주)로 높아졌다. 디프로텍은 셀런의 지주회사격으로 셀런 김영민 대표가 99.6%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디프로텍 관계자는 “최근 주가 하락으로 인해 현 주가수준이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셀런의 IPTV와 컨버전스 사업의 성장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자사주 매입 결의가 잇따르는 것은 폭락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더이상 시장이 나빠지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실제 코스닥시장은 이달들어 18거래일 중 단 5일만 상승했을 뿐 179.58포인트(40.7%)가 하락하며 사상최저치 행진을 이어갔고 개별 종목의 주가가 반토막나는 사례가 속출했다.
증시전문가들도 코스닥시장의 자사주 취득이 시장 안정에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했다.
김평근 대우증권 연구원은 “기업들 스스로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만큼 현재의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 됐다는 회사가치에 대한 자신감이 자사주 매매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시장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자사주 결의에 따른 코스닥시장에서의 주식매매 체결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지난 27일 아비코전자, STS반도체, 다산네트웍스, 코아로직, 엠텍비젼, JCE 등이 자사주를 직접 취득했고, 반도체 장비업체인 유니셈을 비롯해 티엘아이 등 40개 종목이 자사주신탁계약에 의한 주식을 취득했다. 지난 24일에도 아비코전자를 비롯한 30개 업체가 자사주를 직접 취득했고 테크노세미켐을 비롯한 40개 종목이 자사주신탁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주가 폭락에 자사주 매입시기를 재다가 현 시점을 저점으로 보고 있는 상장사가 늘고 있다”며 “자사주 매입이나 최대주주 매수 등 단기차익을 노리지 않는 스마트머니가 유입되는 시점을 반등시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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