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브라질 개척에 韓商을 지렛대로"

"IT기업 브라질 개척에 韓商을 지렛대로"

 “인터넷 포털, IPTV, 내비게이션, 온라인 게임 등 한국 IT기술에 대한 브라질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한국 IT기업들이 브라질 시장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해 기회를 잘 못살리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한국 IT기업들이 브라질 시장 진출에 한상(韓商)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한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이도찬 브라질 한인상공회의소 회장(48)은 한국 IT기업들과 브라질 내 한상이 네트워크를 강화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류사업으로 브라질에서 기반을 다진 이 회장이 IT에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브라질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직을 맡으면서부터다. 브라질은 자원부국으로 올 상반기부터 구매력이 부각되면서 한국 IT기업의 주요 소비시장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브라질 시장을 노크하는 한국 IT기업인들과 자연히 교류가 잦아졌고, 이를 통해 한국 IT 기술의 우수성과 가능성을 알게된 것이다.

“이민 1세대들은 의류업을 기반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현재 브라질 의류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을 정도죠. 의류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가지고 있지만 사업 고도화, 다각화 등 변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이테크 산업에 대한 브라질 한상들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던 중에 한국 IT기술을 접하면서 기회를 발견한 거죠.”

이 회장은 한국 IT기업들의 기술력과 가능성은 높게 인정하면서도 브라질 시장에 대한 정보 및 이해 부족은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현재 브라질의 척박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것은 대기업보다는 한국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입니다. 이들 기업은 작지만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들 기업이 남미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한국 기업이 남미 공동시장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접촉할 수 있는 루트는 코트라 등 일부 제한된 기관에 불과합니다. 어떤 기업은 브라질 시장에 대한 정보도 없이 무작정 진출해 실패를 겪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브라질은 좌파정권이 집권하고 있어 노사문제가 까다롭습니다. 또 관리들의 부정부패도 한국에 비해 심각한 수준이고, 행정절차도 한국에 비해 느립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지 않고 브라질 시장을 노린다면 백전백패일 뿐이죠.”

이 회장은 한국 IT기업들이 브라질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브라질 문화와 한국의 IT기술을 접목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브라질 사이에는 상당한 문화적 차이가 존재합니다. 한국에서 빅 히트했던 상품이라고 해도 브라질에서는 실패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한국의 인기 온라인 게임이 브라질에서 각광받는 경우도 있죠. 브라질 문화에 맞게 IT 제품의 진출, 판매에 완급조절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