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치 하락으로 소비심리 `급냉`

  부동산 가격하락과 주식시장 붕괴 등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심리지수는 88로 전월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미만이면 현재 상황이 악화됐다는 답변이 나아졌다는 응답보다 많다는 의미다.

소비심리 구성지수 중 현재생활형편 지수는 71로 전월보다 4포인트 떨어졌고 생활형편전망 지수는 79로 전월보다 10포인트 낮아졌다. 가계수입전망 지수는 91로 전월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지출전망 지수는 100으로 한달 새 6포인트 낮아졌다. 각 소비지출 항목별로도 2∼9포인트씩 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여행비(9포인트 하락)와 외식비(7포인트 하락)의 하락폭이 컸다.

특히 현재경기판단 지수가 45에서 31로 14포인트, 향후경기전망 지수가 82에서 61로 21포인트 각각 급락, 소비심리 악화를 주도했다. 주가 폭락과 부동산시장 침체로 향후 자산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항목별 가치전망지수를 보면 주택·상가는 101에서 93으로 8포인트, 토지·임야는 101에서 91로 10포인트씩 하락하면서 모두 기준치를 밑돌았다. 금융저축은 97에서 90으로 7포인트 떨어졌고, 특히 주식은 73으로 전월보다 17포인트나 하락했다.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의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같은 4.4%를 유지하며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유가가 떨어졌지만 환율 급등으로 물가불안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허상도 한은 통계조사팀 과장은 “8∼9월에는 국제유가 하락과 정부의 경기 대책 등으로 소비자심리가 소폭 회복됐지만 글로벌 금융불안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10월에는 크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