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교육 강화 및 연구비 투자, 대기업의 약진 등으로 기술은 크게 발전했지만 실용화는 아직 낮은 수준입니다.”
‘기술경영의 창시자’로 불리는 스탠퍼드 대학 윌리엄 F 밀러 명예교수가 한국에 왔다. 건국대학교가 내년 3월 문을 여는 기술경영대학원인 ‘밀러 MOT스쿨’ 운영과 관련한 세부 협의를 위해 방한한 그는 8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기술경영 전도사다. 그가 말하는 기술경영이란 “기술이 해법이 되는 시대에 기술과 사회를 연결하는 핵심 고리”라며 “현재의 산업환경으로는 기술과 경영은 절대 따로 갈 수 없는 동반자적 관계”라고 설명했다. 밀러 교수의 이름을 딴 건대 MOT스쿨은 국내 최초로 개설되는 기술경영 학과로 밀러 교수가 명예 학과장을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런 기술 경영의 달인에게 한국 기술의 미래를 물었다. 밀러 교수는 “한국은 교육열도 강하고 정부와 기업들이 적극적인 연구비 투자로 과학기술 수준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반면 좋은 기술을 상용화, 사업화하는 데에는 아직 미흡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학부에서부터 기술경영학을 통해 기술 상용화나 창업자 정신 등을 차근차근 가르치면 이공계 인력을 테크노 경영인으로 보다 다양하게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공계 인재들도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산업적·사회적으로 응용하는 ‘방법(HOW)’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밀러 교수는 기술경영학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금융위기나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 등과 같은 대내외적 환경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학문으로서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경제상황이 변동성을 가지면서 기업의 구조변화와 새로운 기술은 동시에 나타나게 마련이며 동시에 기술에 맞춰 이뤄지는 경영기법이 존재해야 한다”며 “그린 테크놀러지 등과 같은 새로운 기술과 사회, 경영환경을 연결하는 고리가 될 수 있는 것이 기술경영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