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야기] `사랑의 묘약` 그리고, 와인

 지난 토요일 부천오페라에서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 오페라 공연이 있어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관람을 했다.

 토요일 오후였는데도 좌석이 꽉 찬 것을 보니 역시 가을은 문화의 계절임을 느낄 수 있었다. 여러 오페라에 와인이나 샴페인이 간혹 등장을 하는 일은 있으나 와인이 대대적으로 나오는 오페라는 이 작품이 유일하지 않나 싶다.

 이 오페라의 줄거리는 이렇다.

 마을의 한 순진한 청년 네모리노는 지주의 딸 아디나를 짝사랑한다. 어느 날 이 마을에 주둔하게 된 군부대의 장교 벨코레가 아디나를 보자 반하여 청혼을 한다. 아디나가 이를 받아들이자 네모리노는 급한 나머지 엉터리 약장사에게서 사랑의 묘약을 사서 이를 마신다. 이 사랑의 묘약은 사실은 싸구려 와인을 속여 판 것이다.

 네모리노는 와인을 마시니 기분이 좋아져서 용감하게 아디나에게 사랑의 고백을 하면서 진심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네모리노가 죽은 삼촌의 상속권자가 됐다는 소문에 동네 처녀들이 그에게 갖은 애교를 부리자 드디어 사랑의 묘약의 효과가 나타난 줄 알고 기뻐하며 와인을 또 사서 마신다.

 연출이 재미있게 표현하려 한 것이지만 일반 와인 병의 네 배나 큰 제로보암이 등장해 관객들을 웃게 했다.

 한편, 아디나는 네모리노의 진심을 알게 돼 창가에서 눈물을 흘리며 네모리노의 사랑을 받아들이자고 다짐을 하는데 이를 본 네모리노가 그 유명한 아리아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을 부른다.

 엉터리 사랑의 묘약인 와인이 사랑의 효력을 발휘해 두 사람이 사랑에 골인하는 해피엔딩이다. 가을은 사랑이 결실을 얻는 계절이다. 아직도 짝사랑에 속 끓는 청년이 있으면 매그넘병 정도의 와인을 마시고 사랑을 고백해보라. 그 사랑의 묘약이 당신의 사랑을 이루어줄 것이다.

구덕모 와인&프렌즈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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