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휴대폰 역사 다시 쓴다](상)세계를 유혹하다- LG휴대폰 `터치` 감성에 전 세계 매료

[LG, 휴대폰 역사 다시 쓴다](상)세계를 유혹하다- LG휴대폰 `터치` 감성에 전 세계 매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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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휴대폰이 확 달라졌다. 디자인에서 성능, 품질까지 글로벌 브랜드에 손색없을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터치’라는 키워드를 제시해 세계 휴대폰 시장을 주도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글로벌 톱5’에 등극한 이후 ‘톱3’을 눈앞에 둘 정도로 순항 중이다. 올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3분기 연속 두 자리 흑자라는 성과를 올렸다. 3회에 걸쳐 연속으로 LG 휴대폰의 위상과 현황, 성장 배경, 숨은 이야기까지 LG 휴대폰 사업의 A에서 Z까지 집중 분석한다.

 지난달 20일 여의도 본관에서 열린 3분기 LG전자 실적 발표회장. CFO 정도현 부사장은 “경기 불황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실적이 다소 기대에 못 미치지만 휴대폰은 두 자리 수익률을 유지했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 분기에 영업이익률 11.5%를 기록하면서 LG전자는 휴대폰 부문에서 사상 처음으로 3분기 연속 두 자리 수익률 달성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휴대폰이 LG전자 ‘알짜배기’ 사업으로 부상했다.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톱5’에 이름을 올리는 등 글로벌 브랜드 ‘LG’ 위상을 크게 높여 놓았다. 경기 침체로 휴대폰 판매량이 주춤하지만 국내는 물론이고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고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캐시카우’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안승권 본부장은 “특정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판매가 늘어난 게 아니라 지역별로 고르게 늘고 있는 점이 중요하다”며 “고객 인사이트에 기반한 지역 특화 마케팅, 제품력, 여기에 프리미엄 모델 ‘세 박자’가 모두 맞아떨어지면서 전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는 지난 2007년 휴대폰 업체 중 처음으로 ‘터치폰’을 내놓으면서 프리미엄 시장에서 ‘기선’을 잡았다. 터치폰은 키패드 대신에 화면 아이콘에 손가락을 갖다 대 작동하는 휴대폰이다. 지난해 3월 출시한 ‘LG 프라다폰’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전면 터치 스크린 방식을 도입했다. 이어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쇼에서 올해 휴대폰 키워드를 ‘터치’로 정하고 후속 제품을 쏟아냈다.

 한발 앞서 고객의 마음을 읽은 결과는 폭발적인 시장 반응으로 이어졌다. 올 3분기까지 터치폰 누적 판매량은 1000만대. 프라다폰을 처음 내놓은 이후 6분기 만에 거둔 값진 성과다. 프라다폰 누적 판매량도 100만대를 돌파하며 ‘명품 휴대폰 대명사’로 자리 매김했다.

 터치를 앞세운 LG의 프리미엄 전략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말 500만화소 고성능 카메라와 독특한 사진 편집 기능을 내장한 ‘뷰티폰’을 전 세계에 출시해 또 한 번 산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 제품은 지난 3분기까지 300만대 이상이 팔렸다. 애플 ‘아이폰’ 대항마로 주목받은 ‘데어(Dare)폰’도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넘기며 북미 시장에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프리미엄폰의 인기는 결국 수익성으로 이어졌다. 1000만대 넘게 판매한 터치폰의 대당 평균 판매 가격(ASP)은 500달러 이상으로 올해 고가 터치폰이 연이어 ‘홈런’을 치면서 영업이익률도 10%대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브랜드 가치도 눈에 띌 정도로 올라갔다. 유럽의 관문이자 거점인 영국에서 LG 인지도는 2005년 80%에서 프라다폰이 출시된 지난해 91.4%로, 미국에서도 지난 2005년 65.1%에서 지난해 83.1%로 상승했다.

 터치폰과 함께 LG전자 휴대폰을 글로벌 반열에 올린 제품은 ‘메시징폰’이다. LG전자는 쿼티(QWERTY) 자판을 탑재한 ‘쿼티폰’을 북미 휴대폰 시장에 내놔 지난 2분기에만 940만대를 팔아 840만대에 그친 삼성전자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2006년부터 북미 시장에 메시징폰을 선보인 이후 올 9월까지 누적 판매로 1300만대를 달성했다. 이어 올해 스쿱, 엔비2, 티타늄 색상의 보이저, 로터스 등 6개 모델을 연이어 선보였다.

 지난해 말 출시한 보이저폰은 출시 8개월 만에 ‘밀리언셀러’를 돌파하는 등 북미 메시징폰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여기에는 독특한 마케팅 활동도 한몫했다. 지난해부터 연중 행사로 시작한 휴대폰 문자 보내기 실력을 겨루는 ‘LG 문자 전송 대회’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LG를 쿼티폰 대표 브랜드로 알리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 마창민 상무는 “미국 소비자 60%가 문자메시지가 휴대폰 기능 중 매우 중요하다고 여기는 점에 착안해 이벤트를 통해 광고보다 더 큰 효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메시징폰 북미 시장 규모를 2006년 1372만대, 2007년 2195만대에서 2008년 3373만대, 2009년 3736만대, 2010년 4058만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봐 미래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LG전자는 미국에 그치지 않고 지난 8월 쿼티 자판을 적용한 제품을 유럽 전역을 시작으로 아시아·중남미 시장에 연속 출시했다. 출시 두 달 만에 5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등 미국의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안승권 본부장은 “고가에서 중저가까지 고객에게 맞춤 옷처럼 차별화한 가치를 제공하고 불필요한 경쟁 대신 소비자 쪽에 선다는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