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산 제품 일색이던 국내 전력관리 반도체(PMIC)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한 시스템 반도체 기업이 반기를 들었다.
그동안 PMIC는 설계가 워낙 까다롭고 경험이 풍부해야 한 탓에 우리 벤처기업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지만 실리콘마이터스가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 시장을 맥심·ST 마이크로·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외국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PMIC 전문기업인 실리콘마이터스(대표 허염)는 디스플레이용 PMIC를 국내에서 첫 개발, 디스플레이 기업에 지난달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2일 밝혔다. 이 회사의 디스플레이용 PMIC는 디스플레이 화질에 영향을 주는 DC/DC 계통의 60V 급 전원제어 시스템반도체다. 드라이버·타이밍 콘트롤러 등 주요 칩에 안정된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DC/DC 계통의 PMIC는 AC/DC PMIC 대비 지원 기능이 복잡하다.
특히 실리콘마이터스는 PMIC 분야에서 유수 기업인 맥심 등과 공개 경쟁을 벌여 디스플레이용 PMIC 샘플을 먼저 제공하고 성능을 인정받아 이번에 대형 디스플레이 기업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제품 기술력과 샘플 납기 능력 측면에서 맥심을 앞선 것으로 평가받은 것이다.
실리콘마이터스는 작년 6월 개발에 본격 착수, 1년 4개월 만에 디스플레이용 PMIC 첫 상용화를 시작으로 국내·외 PMIC 시장 개척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실리콘마이터스의 한 관계자는 “작년 2월 설립 이후 PMIC 개발에 집중한 결과, 이번에 첫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내년 최소 2000만 달러 이상의 매출 달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디스플레이용 PMIC 5만 개 물량을 이미 1차로 공급, 설립 이후 첫 매출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마이터스 측은 또한 “국내 시스템 반도체 기업들이 타깃 시장을 기존 CMOS 이미지 센서(CIS)에 이어 PMIC로 확대하는 전기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의 디스플레이용 PMIC는 동부하이텍의 0.35 마이크론(㎛)급 복합고전압소자(BCDMOS, Bipolar CMOS DMOS) 공정기술을 적용, 생산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