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오션]그린코리아의 미래 `CGO`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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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15일. 광복절 축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언한 이후 광화문과 과천 관가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부처마다 발표하는 정책에 ‘그린’과 ‘저탄소’ ‘녹색’ 등이 관용구처럼 따라 붙는다.

 각 정책은 부처별로 중복과 추진주체의 모호함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정부에서도 이를 중재하고 조정할 그린정책 최고책임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전략을 세우고 있다.

 민간도 마찬가지다. 사내 환경 파수꾼의 역할이 중시된다. 온실가스(CO₂) 감축을 위한 기후변화협약이나 제품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규제하는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와 같은 환경 규제가 향후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 변수로 떠오르면서다.

 특히 이 같은 협약과 제도가 단순 환경 규제를 넘어 무역 장벽의 하나로 작용함에 따라 최고환경정책책임자, 즉 ‘CGO(Chief Green Officer)’의 지정과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GO란 정부 기관이나 일선 산업현장에서 그린오션 정책을 총괄하는 고위 공직자 또는 기업 임원을 일컫는다. 환경과 지속가능경영, 기후변화, 에너지자원 등 환경 관련 국제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이를 경영성과에 전략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전문 임원이 바로 CGO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비전과 정책 제시·입안하고 이를 조율해 최종 시책에 옮길 수 있는 정부 내 최고위급 관료가 공공부문 CGO의 롤 모델이다.

 오는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그린오션포럼’에 특별강연차 방한 예정인 야마모토 료이치 도쿄대 교수는 “그린비즈니스를 통한 지속가능경영을 지향하는 기업은 그린오션을 향한 지름길을 찾고 앞장서는 역할을 담당할 전문 지식과 권한을 가진 책임자가 내부에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부 역시 부처별 성격에 맞는 정책을 입안하고 이를 이끌어갈 그린정책의 전문성과 책임감을 동시에 갖춘 고위 공직자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미 일선 업계서는 사내외서 CGO로 지목받는 인물이 적잖다. 박종식 삼성지구환경연구소소장은 ‘삼성의 그린피스’로 불린다.

 삼성의 자체 환경기준에 따르면 공장에서 배출되는 가스나 폐수는 법정 기준치대비 30% 높아야 한다. 또 하루 24시간 실시간으로 오염물질 배출농도를 감시하도록 돼있다. 내규의 준수 여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와치독(Watch-Dog)’ 역할을 하는 박 소장의 승인없이는 각 계열사의 공장 증·개설은 불가하다. 최근들어 박 소장의 일거수 일투족에 삼성 임원진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현우 동양제철화학 부회장과 이진 웅진그룹 부회장, 이현순 현대기아차 사장 등도 업계가 손꼽는 CGO다.

 이 밖에 공공 부문에서는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을 비롯해 고건 환경재단기후변화센터 이사장, 오명 건국대 총장, 원희룡 저탄소녹색성장국민포럼대표(한나라당 의원) 등이 중앙정부와 시민단체·교육·국회 등 각 분야의 대표 CGO로 거론된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