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서비스업계 "회계 분리제 도입을"

 정보기술(IT) 서비스 산업에서 공정 경쟁을 유발하기 위해서는 대내사업과 대외사업의 회계를 별도로 집계, 발표하는 회계 분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부 IT서비스 기업을 중심으로 IPTV 사업처럼 회계 분리제도를 도입, 투명성을 강화하고 공정 경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회계분리 제도는 독점적이거나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가진 기업이 타 사업에 진출할 때 기존 사업의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타 사업에 부당한 지원을 하지 못하게 회계를 분리하는 제도로 최근 통신사업자가 IPTV 사업에 진출할 때 기본 조건으로 회계 분리제도를 도입하라고 정부가 결정한 바 있다.

 IT서비스 기업의 한 사장은 “상당수 국내 IT서비스 기업이 대내 사업의 이익을 바탕으로 대외 사업에서는 적자를 감수하면서 출혈 경쟁을 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한 사업혇태는 공정한 경쟁환경을 저해,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계 분리가 이루어지면 대내사업과 대외 사업의 실적이 적나라하게 밝혀짐으로써 경쟁력 없는 기업은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도태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공·금융 등 대외 사업의 수익성이 객관화 되면서 단가 현실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다수 기업이 공공·금융 사업에서 적자를 내고 있지만 대내사업을 포함한 결과만 발표되면서 고객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국내 IT서비스 업계에서는 이러한 회계분리가 공론화되지는 않은 상태다. 일부 기업들은 회계 분리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대내 사업의 수익률과 대외사업의 수익률이 비교될 경우 대내 사업마저도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면에서 회계 분리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의 채효근 실장은 “이미 상당수 기업들이 각 사업 본부별로 회계를 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도입하는 데는 어려움은 없다”며 “그러나 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IT서비스 기업 가운데 그룹 해체, 계열 분리 등으로 대외 매출 비중이 높은 쌍용정보통신, 현대정보기술 등은 올해 적자를 내고 있지만 그룹 물량이 큰 다른 IT서비스 기업들은 흑자를 기록중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