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ID/USN코리아 2008] `노터치`로 통하는 `u노다지` 세상

[RFID/USN코리아 2008] `노터치`로 통하는 `u노다지` 세상

 #1. 서울 압구정의 명품몰 ‘텐 CC’는 매장 내 7만여점의 물품 전체를 일회용 RFID로 관리한다. 지난 6월 RFID 시스템을 가동한 이후 값비싼 브랜드 제품이 한두 개씩 사라지거나 전 직원이 재고관리를 위해 밤을 새우는 일은 사라졌다. 물건을 카트에 담은 뒤 게이트(RFID 리더)를 통과하면 매장 내 입출고가 자동으로 인식된다. 기존 바코드로 재고물품을 관리할 때보다 일손이 10분의 1로 줄었다. 텐 CC는 RFID 관리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춘 쇼핑몰은 세계적으로 손꼽을 정도라며 다른 매장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 서울 을지로의 스타벅스 커피숍에 한 무리의 외국 손님들이 들이닥쳤다. 카페라테, 아메리카노 등 저마다 메뉴를 주문하려는데 종업원은 테이블에 우선 앉으라고 권한다. 자리에 앉으니 60인치 테이블 전체가 터치스크린 모니터로 변한다. 손가락으로 원하는 음료 사진을 누르자 지그비 무선모듈을 거쳐 계산대에 주문이 들어간다. 손님은 음료를 기다리며 테이블 모니터로 인터넷 서핑, 게임을 하면서 즐긴다. 커피주문에 USN 기술이 접목돼 서비스 질을 한 단계 향상시킨 것이다. 첨단 RFID/USN 기술이 일부 산업현장을 넘어 우리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스며들었다.

 ‘와서 RFID/USN이 여는 신세상을 보고 느껴라(Come See & Feel u-World with RFID/USN).’

 꿈의 유비쿼터스 세상을 여는 ‘RFID/USN 코리아 2008 국제 전시회 및 콘퍼런스’가 이달 5일부터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대서양홀에서 열린다. 세상의 온갖 사물 정보를 교신하는 데 필요한 전자태그(RFID), 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USN)의 첨단 기술현황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선보인다.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한국 RFID/USN협회(회장 김신배), 한국전자거래협회(회장 김동훈), 한국정보사회진흥원(원장 김성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최문기), 한국정보통신대학교(총장대행 이혁재)가 공동 주관한다.

 올해 4회째인 이 행사는 정부부처 개편을 거쳐 옛 산자부와 정통부 산하 연구기관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볼 거리가 한층 풍부해졌다.

 전시회에는 한국과 미국·일본·중국·핀란드·프랑스·네덜란드·홍콩·대만 9개국 170개 회사가 358부스로 참여한다. 경기는 침체됐지만 작년보다 참여기업 수는 오히려 늘어났다. 152개 기업이 148개 부스 규모로 참여했던 2005년, 120개 기업이 292개 부스 규모로 참여했던 2006년과 비교해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다. RFID/USN산업이 막연한 미래의 시장이 아니라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다.

 ◇어떤 제품과 기술이 나오나=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인간의 오감을 수용하는 미래 센서기술을 목표로 온도, 수분 등을 감지하는 차세대 RFID를 선보인다. LS산전은 탐지거리가 긴 도서관용 900㎒ RFID 관리시스템과 의류매점이 쓰는 포스(POS) 시스템을 시연할 예정이다.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을 테이블에 놓으면 RFID 리더가 물건의 종류, 가격을 자동으로 읽어내 할인마트 등에서 큰 인기가 예상된다.

 KT는 공기오염과 교통상황을 동시에 모니터링하는 첨단차량과 RFID, USN 통합게이트웨이를 공개한다. 측정차량은 공기오염물질의 농도를 감지하는 센서신호를 지그비로 받아 와이브로로 전송한다. CCTV 영상도 함께 보낼 수 있다.

 전자부품연구원(KETI)은 접근이 힘든 상하수도, 지하시설물의 작동상황을 모니터링하는 USN관리시스템을 공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생활 속에 스며든 RFID/USN 기반 비즈니스 모델의 다양한 사례를 공개한다. 엔진오일통의 RFID로 자동차 오일 교체주기를 관리한다. 실내에서도 어린이가 어디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USN 기술이 있다. 자동차에서 TV 드라마를 보다가 주인공의 의상, 액세서리 등을 휴대폰으로 구매하는 RFID 신호를 이용한 m커머스 모델도 시연할 예정이다.

 ◇부대행사=전시관은 공공 분야의 RFID/USN 사업현황을 소개하는 전시관을 비롯해 이통사의 모바일 RFID서비스를 소개하는 ‘u-IT컨버전스 서비스관’, 민간기업체의 첨단 제품을 소개하는 ‘어드밴스드 RFID/USN 테크놀로지 & 서비스관’, 국내외 연구소가 주관하는 ‘미래기술 RFID/USN전시관’ ‘해외 전시관’ 등 총 6개로 구성된다. 중국과 일본기업이 참여하는 해외관은 우리나라 RFID/USN 기술의 현주소를 객관적으로 비교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한·중·일 3국의 RFID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라운드 테이블이 6일 오후 열린다. 공동사무국과 공동 홈페이지, 기술자격증 등을 논의하게 된다. 외국인 참가자를 위한 RFID/USN 현장투어도 7일 저녁 열린다. 외국 바이어, 외신기자, 상무관 등 30여명은 압구정 명품몰 텐 CC, 을지로의 u스타벅스, 김포공항의 RFID 수화물 처리장 등 네 곳을 방문해서 한국의 앞선 RFID/USN 기술력을 체험하게 된다. 전시회에 참여한 바이어들과 국내 기업을 연결하는 수출상담회도 전시회 기간에 계속 열린다.

 ◇국제 콘퍼런스=한국과 미국·유럽·중국·일본의 RFID/USN 분야 최고 전문가 65명의 강연에 나서는 국제 콘퍼런스도 빼놓을 수 없는 행사다. 5일부터 이틀간 코엑스 콘퍼런스센터에서 개최되는 국제 콘퍼런스에서는 최문기 ETRI 원장이 기조연설에 나선다. 장치 중국 RFID연합 수석 등 미국·중국·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자국의 RFID 연구프로그램 및 정책을 설명한다. 모바일USN, 국방, 환경 등의 연구과제 소개와 열띤 토론도 이어진다. 5개 트랙에서 14개 세션, 46개 발표 주제로 구성되며 세계 20개국 1000여명 전문가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협회 측은 지난 3년간 개최로 인한 국내외 인지도 강화 및 다양한 홍보 활동으로 RFID/USN 코리아 2008이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대의 RFID/USN 전문행사로 부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전성태 한국RFID/USN협회 실장은 “올해 행사는 경기불황에도 세계 30개국에서 3만여명이 전시장을 찾아와 4000만달러어치의 수출상담이 예상된다”면서 “첨단 RFID/USN 기술이 유비쿼터스 세상을 어떻게 실현하고 있는지 많은 시민이 직접 체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