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보일러 성수기인데 각 매장마다 수요가 없어 한숨만 나오는 상황입니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보일러 보다는 값싼 전기 장판과 온풍기만 그나마 문의가 있는 정도입니다.”
가전 시장이 ‘꽁꽁’ 얼어 붙었다.
일반 가전은 물론 찬바람이 불면서 성수기를 맞는 김치 냉장고와 보일러도 시장 규모 면에서 예전보다 ‘뒷걸음’치면서 관련 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일부 업체는 전년에 비해 다소 판매량이 늘어났다고 위안하지만 전체 시장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줄어 사실상 ‘제살깎기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업체는 막바지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열고 얼어 붙은 수요를 살리기 위해 두 팔을 걷어 붙였지만 연말 특수를 되찾을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성수기 가전도 매출 ‘뚝’=김치냉장고와 보일러는 10월을 시작으로 성수기에 접어 들지만 정작 매장에서는 ‘찬바람’만 불고 있다.
일부 업체는 광고와 마케팅에 힘입어 매출이 다소 상승했지만 전체 시장은 얼어 붙은 상황이다.
위니아만도 측은 “일반적으로 김치냉장고는 7∼8년 정도가 교체 주기로 지난해와 올해 특수를 기대했지만 전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그나마 팔리는 제품도 프리미엄급 보다는 용량이 작고 가격이 싼 모델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파워가 있는 삼성전자·LG전자도 수량 면에서는 20∼25% 가량 늘었지만 전체 시장은 오히려 지난해 보다 줄어들 조짐이다.
LG전자 측은 “올해 초 내수경기 침체 영향으로 시장은 더욱 줄어 90만대 가량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전년과 비슷한 100만대 수준을 예상했다.
보일러 시장도 마찬가지다. 최대 성수기를 맞았지만 시장 규모 면에서 잘해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린나이코리아 측은 “성수기지만 제품 문의 조차 없을 정도”라며 “올해도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져 전체 보일러 생산량은 지난 해와 비슷한 백만대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막바지 할인 행사 ‘총력’=주요 가전업체는 사그러지는 불씨를 지피기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막바지 수요가 몰리는 크리스마스를 40여일 앞두고 30%에 가까운 할인전을 벌이는 등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1일 창립 39주년을 맞아 대규모 판촉전에 나섰다. 이달 말까지 주요 삼성 매장을 찾는 고객 전원을 대상으로 ‘서프라이즈한 3939개 경품대잔치’ 행사를 연다. 삼성은 소비심리 악화로 인해 내수 매출이 3%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LG전자도 23일까지 두차례에 걸쳐 자사 제품을 구입하거나 대리점을 방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기아자동차 SUV 모하비 자동차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내걸었다. 고객 감사 대축제를 기념해서는 LCD TV 다비드S와 휘센 공기청정기를 구매한 고객에게 각각 와인세트와 브라운 전동칫솔을 준비했다.
대우도 오는 15일까지 클라쎄 삼행시 짓기 이벤트를 통해 1등 2명에게는 행남자기 등을 사은품으로 준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한 해 농사를 마무리 짓고 연말 특수를 살리기 위해 제조와 유통업체가 대규모 이벤트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석·강병준 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