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우수게임] 12년의 발자취- `명작 열전`

[이달의 우수게임] 12년의 발자취- `명작 열전`

 이달의 우수게임은 그 자체가 우리나라 게임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997년 시작된 이달의 우수게임 수상작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게임의 흐름과 히트작 그리고 흥망성쇠를 거듭한 게임 업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1997년부터 2000년, 게임 산업 태동기

 1997년 2월 이달의 우수게임이 시작됐다. 지금은 게임의 대세가 온라인게임이지만 당시는 PC용 패키지게임이 대세였다. 첫해인 1997년 수상작도 모두 PC용 패키지게임이다. 역량 있는 게임 개발사의 노력으로 작품성 높은 게임이 속속 나왔지만 불법복제로 인해 PC용 패키지게임 시장은 쑥대밭이 됐다.

 첫 수상의 영광은 재미시스템개발이 만든 ‘아트리아 대륙전기’다. 이 게임은 당시 ‘박진감 넘치는 실시간 액션 전투가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게임의 권장 컴퓨터 성능을 보면 당시 컴퓨터 수준을 알 수 있다.

 아트리아 대륙전기의 권장 성능은 펜티엄 90㎒에 메모리 8MB 이상이다. 최근 나오고 있는 MMORPG의 권장 메모리는 보통 2Gb다. 권장 메모리 용량만 보더라도 11년 만에 250배나 늘어난 셈이다.

 1998년 2월 수상작은 우리나라 게임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넥슨이 만든 ‘바람의 나라’가 그 주인공이다. 이달의 우수게임에서 나온 최초의 온라인게임 수상작이기도 하다.

 바람의 나라는 한국 게임 업계의 대표 주자로 성장한 넥슨의 오늘을 만든 작품이다. 아울러 바람의 나라는 최초의 해외 진출 온라인게임이며 지금도 적지 않은 인기를 끌고 있는 넥슨의 스테디셀러다.

 1999년에는 업소용 아케이드 게임으로 새로운 기획이 돋보였던 타프시스템의 ‘대물낚시광’이 1월 수상작으로 눈길을 끌었다. 2000년에는 최초의 모바일게임 수상작이 등장했다. 지오인터랙티브가 만든 ‘지오골프’다. 이 게임은 골프라는 스포츠를 휴대폰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효과적으로 담아냈다.

 

 ◇2001년부터 2004년, 게임 산업 발전기

 21세기에 들어와서 한국 게임은 다양성과 함께 완성도의 질적 향상이라는 두 가지 성과를 거뒀다. 특히 이 시기에 이달의 우수게임 수상 분야에 교육용 게임이 추가된 점이 눈길을 끈다.

 2001년 벽두에 수상작으로 뽑힌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Ⅲ’나 5월 수상작인 조이맥스의 ‘아트록스’는 시장은 좁아졌지만 PC용 패키지게임의 수작으로 꼽힌다.

 2002년에는 게임하이의 전신인 트라이글로우픽처스가 만든 ‘프리스톤테일’이 4월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게임은 올해 6월 후속작인 ‘프리스톤테일2’도 상을 받아 2대에 걸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현재도 왕성한 개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판타그램이나 그리곤엔터테인먼트도 이 해에 상을 받았다. 또 11월에 컴투스가 ‘한국프로야구’로 이달의 우수게임에 데뷔했다.

 2003년 1월엔 키드앤키드닷컴의 ‘버블슈터 워드팡팡’이 첫 교육용게임 수상작으로 뽑혔다. 4월에는 최초의 본격 성인용 온라인게임이라는 지평을 연 액토즈소프트의 ‘A3’가 논란 끝에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6월에는 국내 FPS게임의 효시 격인 드래곤플라이의 ‘카르마온라인’이 수상했다. 드래곤플라이는 이 게임에 이어 ‘스페셜포스’를 공전의 히트작으로 내놓았으며 최근 ‘카르마온라인2’도 서비스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04년 이달의 우수게임 수상작은 말 그대로 내로라하는 작품이 쏟아져 나왔다. 이들 게임은 지금도 큰 인기를 끌며 게임 대한민국을 견인한 주역이다.

 4월 엔트리브소프트의 ‘팡야’는 골프게임의 전설을 만들었으며 8월 판타그램의 ‘킹덤언더파이어’는 우리나라 콘솔게임 중 최초로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용 게임으로 세계 각국에 수출됐다.

 9월에는 전 국민을 운전 열풍으로 빠뜨린 넥슨의 ‘카트라이더’가 상을 받았다. 10월 수상작인 CCR의 ‘RF온라인’과 11월 수상작인 넥슨의 ‘마비노기’도 둘째 가라면 서러운 스테디셀러다.

 

 ◇2005년부터 2007년, 게임 산업 개화기

 2005년부터 3년 동안 한국 게임 산업은 비약적 발전과 동시에 무한경쟁에 접어들었다. 온라인게임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출 상품으로 자리를 잡았고 모바일게임도 세계 수준으로 올라섰다.

 2005년 2월 수상작인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는 국내 온라인게임 흥행 순위 1위를 80여주 동안 독점했다. 이 게임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동남아 지역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과 북미 진출도 이뤄내고 있다.

 3월 수상작인 ‘프리스타일’과 6월 게임하이의 ‘데카론’, 11월 라온엔터테인먼트의 ‘테일즈런너’ 등은 지금도 게이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006년에는 4월 수상작인 아이엠씨게임즈의 ‘그라나도에스파다’가 비운의 명작으로 평가받았지만 최근 해외에서 뚜렷한 수출 성과를 거두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 게임은 2006년 대한민국게임대상을 받기도 했다.

 5월 수상작인 ‘물가의 돌튕기기’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독특한 아이디어로 히트작을 내놓고 있는 게임빌의 이달의 우수게임 데뷔작이다.

 2007년은 굵직한 온라인게임과 함께 모바일게임 시장의 밀리언셀러가 쏟아져 나왔다. 7월에 상을 받은 레드덕의 ‘아바’는 대한민국 FPS게임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찬사를 받으며 대한민국게임대상 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았다.

 같은 달 수상작인 와이즈캣의 ‘슬러거’는 올해 프로야구의 인기에 힘입어 스포츠게임 시장의 블루칩으로 성장했다.

 모바일 게임으로는 3월 컴투스의 ‘영어뇌습격’과 5월 넥슨모바일의 ‘드래곤로드’, 11월 게임빌의 ‘놈3’ 등이 각각 기능성과 방대함, 아이디어를 앞세워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장동준기자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