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휴대폰 역사 다시 쓴다](하) 다음 승부수는 브랜드- 폰으로 폼나게

[LG, 휴대폰 역사 다시 쓴다](하) 다음 승부수는 브랜드- 폰으로 폼나게

 LG 휴대폰이 변신에 성공했다. 시장에서 찬밥 대접을 받던 휴대폰에서 당당히 명품 브랜드 반열에 올라섰다. 디자인만으로도 사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초콜릿폰에서부터 메탈 휴대폰 선풍을 불러일으킨 샤인폰, 풀 터치스크린 등 다양한 휴대폰 트렌드를 선도하며 트렌드 세터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 3분기에는 휴대폰을 가장 비싸게 판매한 업체가 돼 업계를 놀라게 했다. LG가 휴대폰 평균판매가격(ASP)에서 1위를 달성한 것은 휴대폰 사업 진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LG 휴대폰이 단순한 물량 위주의 경쟁에서 벗어나 브랜드 강화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브랜드를 키워라=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브랜드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업체별 강약 구도가 점점 고착화되기 시작하며, 얼마나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하는지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불황기에는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합리적으로 바뀌는 동시에 베스트셀러로 더욱 쏠리게 돼 브랜드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LG는 올해 1억대 판매를 돌파하고 노키아·삼성전자와 본격적인 3강 구도를 만들기 위해 브랜드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객이 제품 품질과 사용 환경, 서비스 등 사소한 것에서부터 LG 휴대폰의 브랜드를 느끼게 된다는 점에 착안, 품질 혁신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또 고객들이 LG 휴대폰과 접촉하는 모든 순간에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브랜드 인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G는 그동안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제품 차별화에 힘썼다.

 대표적인 제품이 프라다폰. 명품 폰의 대명사로 자리 매김한 이 제품으로 ‘LG 휴대폰=프리미엄 휴대폰’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이 제품에는 휴대폰에는 처음으로 전면 풀 터치스크린이 적용됐다. 일반 키패드를 중심으로 바·폴더·슬라이드 형태의 디자인을 고민해오던 휴대폰 업계의 상식을 완전히 무너뜨린 디자인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프라다폰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일반 제품과는 달리 전시와 판매, 광고 등과 관련해서도 유례없이 엄격한 기준을 적용,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프라다폰은 출시되면서 중동 부호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등극했으며, 전 세계인의 애장품으로 자리 잡았다. LG는 기존의 휴대폰 업계에서 한정판으로만 출시해왔던 공동 브랜딩 제품과 차원이 다른 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뷰티폰도 브랜드 상승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초콜릿폰과 샤인폰으로 구축한 프리미엄 이미지에 500만 화소 카메라폰이라는 첨단 휴대폰으로 승부수를 띄워 소비자의 큰 반응을 얻어냈다. 특히 500만 화소 카메라폰 가운데 유일하게 풀터치스크린 휴대폰이라는 점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시크릿폰도 시대를 초월한 아이콘인 명배우 오드리 햅번을 등장시킨 광고를 전개해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한몫을 하고 있다.

 이 같은 브랜딩 성공 모델이 많아지면서 LG 휴대폰 브랜드의 위상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는 평가다. 브랜드 위상 강화가 판매 증대로 이어지고, 판매 증대가 다시 브랜드 강화에 영향을 미치면서 LG 휴대폰 사업의 선순환 구조로 연결되고 있다.

 LG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세그먼트별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또 LG 휴대폰의 일관된 이미지 형성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LG 휴대폰에서 아카펠라로 제작된 벨소리와 알람 등을 들을 수 있게 함으로써 음악만 들어도 LG 휴대폰을 연상시키게 한다는 것이다.

 ◇유럽, 북미 인지도 부쩍=올해 LG는 북미 시장에서 신기원을 이뤘다. 지난 3분기에 북미 시장에서만 1000만대 판매를 넘어선 것. 지역별 비중에서도 50%에 육박하는 호성적이다. 이 같은 실적의 배경에는 LG의 향상된 브랜드가 큰 역할을 했다.

 북미 시장에서 지난해 총 2920만대를 판매했던 LG전자는 올해 3분기 만에 2820만대를 판매고를 달성했다. 서유럽에서의 판매도 지난해 상반기 380만대에서 올해 500만대로 급증했다.

 올해 LG 휴대폰의 미국 시장 브랜드 인지도(비보조)는 50%에 가까운 수치를 달성했다. 지난해보다 무려 10% 넘게 늘어난 수치다. 유럽의 테스트베드로 각광받는 영국에서도 지난해 대비 10% 넘게 늘어난 50%를 달성하는 등 실제 브랜드 가치에서도 LG 휴대폰의 위상이 크게 올라가고 있다.

 이 같은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주효했다. LG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소비자를 만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북미지역에서는 인기 영화와 드라마에 간접광고(PPL) 형식으로 프리미엄 휴대폰의 노출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끈 영화 ‘아이언맨(Iron Man)’에 제품을 선보이고, 주인공의 철갑 슈트 컨셉트를 반영해 스페셜 에디션폰을 선보여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또 미국 상류층의 삶을 다룬 미국 드라마 ‘가십걸’에는 주인공들이 항상 쿼티 자판을 장착한 ‘엔비(EnV, LG-VX9900)’ 등 LG 휴대폰이 지속적으로 등장해 판매 상승에 일조했다.

 영국 런던 도심에는 초콜릿·샤인폰 등의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현지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체험 서비스 형태의 마케팅으로, 광고로만 승부를 걸던 기존 마케팅에서 벗어나 변신을 시도했다. 또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인 ‘아스날’의 모바일 스폰서도 맡아 스포츠 마케팅도 확대하고 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