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던 프린터 소모품 가격이 환율 후폭풍에 요동치고 있다. 환율 여파를 견디다 못한 외국계 프린터업체들이 지난달까지 국내 소비자가격을 30% 가까이 인상했다. 이는 지난 3일 통계청이 내놓은 10월 소비자물가지수 4.8%보다 모다 무려 6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관련 업계는 그동안 급등한 환율을 감안하면 소모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소비자는 이 같은 상승분이 국내 소비자물가에 비해 턱없이 높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P·엡슨 등 주요 프린터업체는 지난 8월부터 토너와 잉크 등 소모품의 소비자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정품 잉크의 경우 엡슨과 HP는 지난달까지 제품별로 적게는 5%에서 많게는 18%까지 가격을 인상했다. 토너는 HP가 30%의 가격 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엡슨 T0633와 T0634 컬러 잉크는 지난 9월 7867원과 7850원 했던 것이 각각 18.22%와 18.47% 인상돼 지난달 소비자가격은 모두 9300원에 판매되고 있다. T0753 제품도 14.57% 올라 5434원에 팔리고 있다.
HP 정품은 8월부터 월평균 8∼10%씩 올랐다. HP 정품은 C4936A와 C4937A는 8월 이후 각각 6.66%와 11.16%가 올랐고 9월에는 각각 14.46%와 13.01%가 오르면서 지난달 소비자가격은 1만9850원과 1만52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또 C9363WA 제품은 지난 7월 2만9723원이었던 것이 9월까지 평균 22%가 오르면서 지난달 소비자가격이 3만6300원에 형성됐다. 한국HP는 C9730A와 Q6470A 토너 제품도 9월까지 각각 20%와 15% 올리면서 지난달 소비자가격이 22만5500원과 13만500원에 형성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폭등과 환율 상승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하지만 30%에 가까운 인상은 국내 소비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하는 요인”이라며 “어쩔 수 없이 제품을 구입해야 하는 기업들은 영업 외 비용 증가로 인해 속만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HP 관계자는 “환율과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해 지난달 1일부로 일부 제품에 한해서 잉크 소비자가격을 10% 인상했다”고 말했다.
한편 캐논은 정품 잉크를 지난 9월까지 평균 6% 인상했고 삼성전자는 시중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정품 토너(컬러) 8종 가격을 8월 이후 그대로 유지하거나 소폭 인상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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