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IT산업 수출 촉진을 위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등에 대한 관세 감면과 할당 관세 연장을 추진한다.
또 중소기업이 해외에서 공동으로 쓸 수 있는 ‘해외 공동 물류센터’ 8곳을 증설, 전 세계에 20개를 가동한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4일 코엑스 아셈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하고 관계 부처와 수출 기업 CEO, 수출 지원 기관장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회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무역수지 개선 전략 및 대책’을 보고했다.
정부와 수출 기업들은 내년 대내외 경제 여건의 악화가 예상되지만, 이를 극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 수출 확대에 있다고 보고 내년 수출 5000억달러 달성과 안정적인 무역수지 흑자기조 실현을 함께 다짐했다. 특히 주력 수출 품목이나 최근 경기 침체 여파로 주춤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휴대폰, 가전 등 IT 제품 수출을 확대하는 데 민관이 모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전체 수출의 18% 안팎을 맡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는 현재 8%인 기본 관세를 소폭이라도 낮추고, 5개인 할당관세 적용 품목을 늘려달라고 정부 측에 요청했다. 올해 말 일몰되는 공장자동화기기에 대한 대기업 30%, 중소기업 50%의 세금 감면을 연장해달라는 공통의 건의도 내놓았다. 지경부는 이를 적극 수용해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할 방침이다.
중소기업 수출 확대를 위해선 금융에서부터 마케팅 지원까지 사실상 전 방위적인 지원책을 동원했다. 수출 계약 후 생산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선적 전 수출신용보증 한도를 최대 2배 증액하고, 소액심사 대상도 현행 1억5000만원에서 최대 3억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또 중소기업 제품의 품질과 재무 상태를 보증해 해외 바이어들에게 신뢰를 심어주는 ‘KOTRA 보증 브랜드제’를 도입, 지원 대상 기업을 올해 말까지 30개 시범 선정해 운영하고, 2011년 말까지는 총 5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KOTRA는 중소기업의 해외 지사역할을 대행해주는 중소기업 지사화 대상기업을 올해 1650개에서 1900개로 확대한다.
보고를 받은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은 세계에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몇 나라 가운데 하나로, 수출이 우리 경제의 생명줄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수출업자들이 시장을 다변화하고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 내년에도 좋은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는 것이 우리 모두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는 판매단가가 오름세를 회복하면 올해보다 13.1% 늘어난 수출 874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휴대폰과 가전 업계는 성숙 단계거나 수요 위축이 예상되는 선진국보다는 인도, 아세안 등 성장시장과 중동, 중남미, CIS 등 잠재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올해보다 9.9% 늘어난 577억달러 수출을 목표로 잡았다.
이진호기자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