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도 `오바마 효과`

증권가에도 `오바마 효과`

 10월 폭락 후 불안한 반등을 거듭하던 국내 증시가 ‘오바마 테마’ 훈풍으로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8.15포인트(2.44%) 오른 1181.5로, 코스닥지수도 5.36포인트(1.6%)오른 340.85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국내 증시의 연이은 상승세로 많은 이들이 기술적 조정을 전망했지만, 美 대선 오바마 효과로 예상은 빗나갔다. 지난해 대선 기간 중 일었던 ‘MB테마주’가 무색하리 만큼 오바마 수혜주의 상승세는 무섭다.

 ◇신재생 에너지, IT종목 관심 집중=전문가들은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IT종목들을 오바마 수혜주로 꼽았다. 특히 글로벌 풍력시장은 제2의 전성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오바마는 온실가스 감축의 가장 강력한 법안의 공동 발제자”라면서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면 풍력 등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급속히 팽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바마는 향후 10년간 1500억달러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투자, 2025년까지 신재생에너지로부터 미국 총전력의 25% 조달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글로벌 풍력단조품 1위 업체인 태웅과 풍력부문 매출 비중 급증이 예상되는 용현BM 등은 최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력과 통신관련 업체도 오바마 관련주로 꼽혔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면 재정정책을 위해 사회간접자본(SOC)에 관심을 둘 가능성이 크다”며 “전력산업과 통신장비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LS와 케이엠더블유를 최고 수혜주로 제시했다.

 ◇오바마 수혜주 과열양상,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풍력발전주 등 일부 오바마 수혜 종목은 단기간에 100% 가까이 급등하는 등 과열양상을 보여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불확실한 이슈로 급등한 만큼 급락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용현BM은 지난달 29일 7330원에 마감한 이후 닷새째 상한가를 기록했다. 삼화콘덴서, 삼화전기, 삼화전자, 엠비성산 등 하이브리드카 관련주와 LS, 케이엠더블유 등도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이들 종목도 최근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유아이에너지는 지난해 10월 오바마 후보의 외교정책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앤서니 레이크를 수석고문으로 영입했다는 이유로 5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수혜가 검증되지 않은 테마주의 급등세는 지속되기 힘들다며 성급한 투자의 자제를 조언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마주라는 것은 부시 행정부 시절 에너지주처럼 수년간 지속할 수 있는 강력한 모멘텀을 가져야 하는데 최근 거론되는 오바마 수혜주가 이에 해당하는지는 의문”이라며 “오바마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고 차기 정부의 공약이 구체화될 때까지 긴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