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개봉작]러블리로즈

[금주의 개봉작]러블리로즈

 ◆러블리로즈

 

 지난 1980년대 중반, 시장경쟁주의를 도입한 베트남은 현재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현재 사이공은 전쟁의 상처를 씻고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거리는 오토바이와 차들로 붐비며 밤에는 화려한 네온 사인이 도시를 환히 밝힌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사이공의 거리는 에너지와 열정이 넘치는 인구 800만의 가공되지 않은 도시이다.

 영화 ‘러블리로즈(스티븐 거저 감독)’는 베트남의 거리를 조명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투이(팜 티 한)는 탐욕스런 공장주인 삼촌의 타박을 피해 사이공으로 도망친다. 집도 없고 돈도 없는 그녀지만 사이공에는 이미 투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아이들이 많다.

 투이는 같은 또래 친구들로부터 장미꽃을 파는 일을 소개 받고 도시의 밤 거리를 누비며 꽃을 팔기 시작한다. 거리에서 만난 스튜어디스 란(켓 라이)과 동물원 사육사 하이는 소녀의 좋은 말 동무가 돼 준다. 단짝 친구가 된 세 사람은 란이 머무는 호텔과 하이가 일하는 동물원을 오가며 서로에게 가족 같은 존재가 된다.

 ‘러블리로즈’가 세명의 시선을 통해 말 하고자하는 것은 냉혹한 도시 속의 따뜻함이다. 주인공은 시련을 받지만 그는 자신을 도와주는 이들에게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 러블리 로즈도 마찬가지다. 베트남의 밤은 춥지만 이들이 입김은 그것을 녹이기 충분하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