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산책]웃음의 대학

[문화계 산책]웃음의 대학

 스타 출연과 획기적인 연출로 주목받은 ‘연극열전 2’의 아홉 번째 작품 웃음의 대학이 대학로를 달구고 있다.

 웃음의 대학은 일본 최고의 극작가 미타니 고우키의 작품으로 수년간의 시도 끝에 드디어 한국에 초연됐다. 배우 황정민과 송영창의 출연으로 주목받고 있는 웃음의 대학은 1996년 일본 파르코 극장에서 초연돼 그해 요미우리 연극대상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며 당당히 등장한 수작이다.

 오는 30일까지 서울 동숭아트센터에서 상연되는 웃음의 대학은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더 우초우텐 호텔’, 인기드라마 ‘후라하타 닌자부로’ 등을 만들어낸 일본 최고의 인기 작가 미타니 고우키의 웃음의 철학을 그대로 담아낸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 특히, 이 작품은 2004년 영화로도 제작돼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한국 관객에게 소개됐다. 당시 일본 국민배우 야쿠쇼 고지, 최고인기그룹 스마프(SMAP)의 멤버 이나가키 고로가 출연해 매회 매진의 인기를 누린 바 있다.

 웃음의 대학은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시 상황이라는 이유로 모든 코미디극을 가급적 억제하기 위해 검열을 강화했던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펼쳐진다. 억압적인 상황 속에서도 웃음의 대학이라는 극단의 작가는 새 희곡을 들고 공연 허가를 위해 검열관을 찾는다. 공연 허가를 받기 위한 작가가 완고한 검열관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이며 대본을 수정할수록 희곡은 예상치 못한 재미를 더해가고, 두 사람의 7일간의 해프닝을 통해 결국 검열관과 작가는 웃음 앞에 그들의 기묘한 대립 구조를 허물고 교감을 나눈다.

 원작의 재미와 함께 한국판 웃음의 대학을 만든 이들의 화려함은 극의 무게를 더한다. 연출에는 ‘연극열전 2’의 일곱 번째 작품 ‘쉐이프’의 객색·연출을 맡은 이해제가 다시 한번 연출을 맡아 극의 재미와 완성도를 더한다. 또 이름만으로 믿음을 주는 두 배우 송영창과 황정민이 각각 냉정한 검열관 역(송영창), 웃음에 모든 것을 건 작가 역(황정민)으로 명연을 펼친다. 특히, 웃음을 위해 모든 것을 건 작가 역을 맡은 황정민은 이번 웃음의 대학으로 그의 연기 인생의 시작이었던 연극무대에 8년 만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웃음의 대학은 일본판과는 다른 유머와 재치가 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