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내각의 IT 정책 사령탑을 공개수배합니다.”
버락 오바마가 꾸릴 새 내각에서 재무장관만큼이나 주목받는 자리가 바로 최고기술담당(CTO)이다. 미국 행정부 내에 CTO를 두는 것이 처음일 뿐더러 정보기술(IT)을 매개로 에너지·과학·교육·의료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되기 때문이다.
EE타임스는 오바마 노믹스 실현의 큰 축을 담당할 CTO의 역할을 조명하면서 적임자로 여겨지는 8인의 후보를 선정, 온라인 투표를 진행 중이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홈페이지에 “내각의 첫 CTO는 21세기에 걸맞은 정부와 연방기관의 인프라·정책·서비스 구축, 네트워크 보안뿐 아니라 각 연방정부에 배치된 최고정보책임자(CIO)와 연계해 관계 부처 간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만큼 CTO의 역할이 어마어마하다(huge). 새 CTO는 향후 10년간 청정 에너지 분야에 1500억달러를 투입하고 2012년까지 미국 에너지 사용량의 1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오바마 당선인의 공약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의 낡은 전력 시설을 업데이트하는 방대한 작업도 지휘해야 한다.
후보군 중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크레이그 배럿 인텔 회장·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3인은 설명이 필요 없는 인물이다. 빌 게이츠 회장은 IT 산업의 중심에 서 있으며 교육과 헬스케어 부문에도 해박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오바마의 IT 정책 수립에 힘이 돼준 크레이그 배럿 회장은 과학과 수학교육 활성화·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제격이라는 분석이다. 에너지 정책에 관해 오바마 캠프와 교류해온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도 컴퓨터·소프트웨어 산업을 꿰뚫고 있어 CTO 후보에 올랐다. 외신은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지만 CTO로 손색이 없는 ‘숨은 진주’도 언급했다.
존 E 켈리 IBM 연구 부문 수석 부사장은 반도체부터 특허문제에 이르기까지 경험이 풍부한 인물로 소개됐다. 2004년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IT 정책 자문이자 전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을 지낸 리드 훈트도 통신·방송 분야의 경력을 인정받았다.
존 헤네시 스탠퍼드대학 학장은 전자 분야의 내공이 만만치 않은데다 실리콘밸리의 내부사정에도 정통해 CTO 물망에 올랐다. 미국의 변화를 위한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한 주디 에스트린 시스코시스템스 임원도 후보 중 하나다. 오바마 선거캠프에서 과학기술 자문을 맡았던 마이클 넬슨도 클린턴 정부 시절부터 백악관과 인연을 맺은데다 IBM 임원을 지내 빼놓을 수 없는 후보다.
이 밖에 최근 비즈니스위크는 제프리 베조스 아마존 CEO와 빈트 서프 구글 부사장 등도 CTO로서 적당하다는 평이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