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를 줄여야 팔린다’
한동안 주춤했던 휴대폰 부품의 소형화 경쟁이 재개됐다. 육안으로 두께 1㎜를 줄여도 큰 차이는 없지만 설계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1㎜ 때문에 휴대폰의 핵심기능이 좌우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남들보다 큰 제품은 고객에게 외면받기 십상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휴대폰부품업체들이 소형화 기술을 앞세워 크기와의 전쟁을 벌인다.
삼성전기(대표 강호문)가 소형화에 공을 들이는 제품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다. 삼성전기는 MLCC의 용량을 늘리면서도 크기가 작은 신제품 개발에 주력해왔다. 지난 2005년만 해도 이 회사가 생산하는 1uF 이상 고용량 제품에서는 1608(가로 1.6㎜×세로 0.8㎜)이 80∼90%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1005(가로 1.0㎜×세로 0.5㎜m) 비중이 10∼40%까지 늘어난 대신 1608은 40∼80%선으로 줄었다. 크기 만큼이나 눈에 띄는 것은 성능이다. 2005년 1608의 용량이 1∼2.2uF이었는데, 현재 1005의 용량은 1∼4.7uF으로 개선됐다.
세계 1위 휴대폰 마이크회사인 비에스이(대표 박진수)도 크기별 제품비중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음향부품 역시 고감도와 초소형이라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다. 이 회사는 1998년 지름 6㎜ 제품을 양산했으며, 2002년과 지난해는 4㎜와 3㎜ 제품을 양산하면서 제품군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2006년 크기별 제품비중이 4㎜(62.6%), 6㎜(34.5%), 9㎜(2.9%)에서 올해 2분기엔 3㎜(3.6%), 4㎜(82%), 6㎜(13.7%), 9㎜(0.7%)로 포트폴리오가 바뀌었다.
카메라모듈 회사인 엠씨넥스(대표 민동욱)는 현재 생산중인 500만화소 제품의 크기를 지난해 판매하던 200만화소 수준으로 낮췄다. 일반적으로 카메라모듈은 고화소 제품일수록 크기가 커지는데 소형화 기술로 극복했다. 엠씨넥스의 500만화소 카메라모듈은 크기가 9.5㎜(가로)×9.5㎜(세로)×6.1㎜(높이)로, 2006∼2007년 당시 200만화소 9.5㎜(가로)×9.5㎜(세로)×5.5㎜(높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이와 함께 현재 생산중인 200만화소 제품은 크기를 7.0㎜(가로)×7.0㎜(세로)×3.8㎜(높이)로 축소했다.
휴대폰용 안테나업체인 에이스안테나(대표 이경준·오정근)도 제품의 부피가 2003년 7.0cc에서 현재는 1.8cc까지 줄어들면서 초소형 제품에 집중했다.
민동욱 엠씨넥스 사장은 “휴대폰 슬림화와 고기능에 발맞춰 부품들이 소형화 추세를 달려왔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한계상황에 온 것 같다”면서도 “기술발전은 계속돼 2∼3년 후면 또 다시 소형화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