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선을 살리면 여심이 따라온다’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자 소비성향이 높은 여성을 겨냥한 ‘여성 맞춤형 제품’ 판매에 주력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화려한 디자인에 치중한 여성 전용제품에서 벗어나 곡선이 아름다운 여성의 신체적 특성까지 고려한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불황극복에 나서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남성보다 작고 볼륨감 있는 여성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해 만든 여성 맞춤형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는 제품이 화려한 디자인에 치중해왔다면, 이제는 남성보다 작고 볼륨감 있는 여성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해 만든 ‘여성 맞춤형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로지텍의 ‘미니 옵티컬 마우스 플러스’는 여성의 손가락이 가늘고 길다는 점에 착안, 크기는 대폭 줄인 대신 곡선을 살려 디자인됐다. 이 제품은 눈에 띄는 판매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면도기와 공구용품 등 남성이 사용하는 제품들도 여심을 끌어오기 위해 변신을 선언했다.
질레트는 여성의 굴곡진 신체에 맞춰 칼날이 움직이는 여성전용 면도기 ‘비너스’로 여심을 공략하고 있다. 또 면도날의 위와 아랫부분에 알로에와 비타민E를 함유한 밴드를 부착, 부드럽고 민감한 여성 피부를 보호해 준다.
블랙앤드데커의 ‘여성용 전동기구 세트’는 무게와 크기를 30%가량 줄였고 전동기구 손잡이 부분도 여성의 손에 맞게 설계했다.
한국쓰리엠은 업계 처음으로 여성 규격에 맞는 ‘여성 전용 포장 테이프’를 선보였다. 여성들의 손 안에 테이프가 편안하게 잡힐 수 있도록 폭 50.8㎜를 20%가량 줄인 48㎜로 고안했다. 이 제품은 여성 소비자의 인기를 끌면서 출시 1년도 채 되지 않아 전체 포장용 테이프 판매량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듀오백코리아가 선보인 ‘듀오백 레이디’도 마찬가지다. 이 제품은 남성보다 엉덩이와 허리 굴곡이 뚜렷한 여성을 위해 만든 기능성 의자로 남녀 공용의자에 앉았을 때보다 허리가 느끼는 압박감을 대폭 줄여준다.
또 여성의 작은 키를 고려해 의자 방석 높이를 415㎜에서 386㎜로 낮췄고 좌판의 스펀지를 일반 의자보다 두껍게 만들어 쿠션감을 강화했다. 이 제품의 판매량은 다른 제품에 비해 두드러진 신장세를 보이면서 핵심제품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양정욱 한국쓰리엠 부장은 “이제 IT 제품은 패션을 고려하면서도 기술에 관심이 높은 현대 여성의 요구 사항을 확실하게 반영하고 있다”며 “여성들이 강한 소비파워를 자랑하는만큼 여성 맞춤형 제품들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