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2周년 맞은 게임委

[데스크칼럼] 2周년 맞은 게임委

[더게임스 김병억 부국장] 무슨 일이든 처음 시작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그리고 시행착오도 많을 수 밖에 없다. 2년 전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독립해 나올 때도 그랬다.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방향성에 대해 참 말도 많았다. 또 위원장에는 누가 적임자다 아니다 시끄러웠다. 이는 게임위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너무 조용했다면 오히려 이상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産苦를 거친 후에야 김기만 초대 위원장이 선명됐고 게임위가 출범하게 됐다.  당시에는 ‘바다이야기’라는 사행성 도박물로 온 나라가 불 난 집 처럼 소란스럽고 흥분해 있을 때였다. 국민들은 게임이 나라를 망치는 암적인 존재라고 믿었다. 그래서 게임업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은 얼굴을 제대로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였다. 억울한 면도 많았다. 사행성 도박과 게임은 엄연히 다른 것인데,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한데 묶여 욕을 먹었으니 말이다. 게임위는 이러한 최악의 상황에서 탄생했다. 이렇게 게임위가 출범한 지 벌써 2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는 ‘바다이야기’라는 악몽이 많이 잊혀진 것 같다. 사상 최악이라고 하는 경제난 때문일 수도 있겠고 ‘시간이 약’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게엄업계도 많은 것들을 깨달았다. 국민들에게 게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과 그러기 위해서는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전환 활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이 바로 게임위였다. 게임위 출범 2주년의 최대 성과를 꼽으라면 공정한 등급심의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위원을 통한 기술적이고 체계적인 등급심의 시스템으로 는 예측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또 게임물 등급에 관한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는 ‘게임물 등급분류 연감’도 발간했다. 이밖에 지난해 검·경과 전국 합동 단속에서 불법 게임물 총 276건, 336종, 1만 3522대를 적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물론 게임위가 모든 일을 원만하게 추진해 온 것은 아니다. 내부 직원이 문제를 일으킨 적도 있었고 최근엔 아케이드게임기 운영정보표시장치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실수가 벌어지기도 했다. 어떤 조직이나 기업에서 초대 대표의 역할은 그 조직 전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초대 대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조직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위가 비록 정부 산하기관이라고 해도 초대 위원장의 역할은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김기만 위원장은 초대 위원장으로서 참 많은 일들을 해 왔다. 초창기에는 전 직원이 휴일도 잊은채 업무에 매달렸고 크고 작은 일들을 기획하고 추진하며 그 누구보다도 바쁘게 일해왔다. 이 모든 일들을 지금 당장 평가할 순 없을 것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그가 떠나는 날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년을 남겨둔 시점에서 이 말 만큼을 하고 넘어가야 겠다. 리더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 중의 하나가 ‘내가 있을 때 끝을 보겠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무리수를 두게 되고 일을 그르치기 쉽다. 초대라는 자리는 열매를 맺기 보다는 터를 파고 거름을 주고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 역할에 충실했다면 오래도록 조직원들의 마음 속에 남아서 존경을 받을 것이다. 마치 터키의 무스타파 케말이나 베트남의 호치민 처럼 말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금방 잊혀지거나 두고두고 원망을 들을 수 밖에 없다. 

훌륭한 부모를 둔 사람들은 자부심이 대단하다. 게임위 직원들도 그렇게 훌륭한 초대 위원장을 갖고 싶을 것이다.

bekim@thega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