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계열사 전산센터를 한 곳으로 묶는 ‘그룹데이터센터(GDC)’ 구축 바람이 분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증권·보험 계열사를 보유한 금융그룹사를 중심으로 GDC 구축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갈수록 늘어나는 IT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계열사 간 시설 공유를 통해 데이터센터 운용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을 통해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서울 상암동 데이터센터를 신축하고 있다. 준공 이후 초기에는 우리은행 전산센터로 사용할 계획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등의 전산시설도 수용한다는 방침 아래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놓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규모 면에서 GDC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우리금융지주를 통해 통합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전했다.
교보생명은 한국IBM과 함께 내년 10월 초 인천 송도에 ‘교보-IBM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내년 준공에 맞춰 현재 서울 광화문 사옥에 위치한 전산센터를 송도로 이전하고, 교보증권을 포함한 관계사 시설도 수용할 방침이다. 교보생명 김준호 상무는 “장기적으로 교보증권을 포함한 관계사의 통합 데이터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한국IBM과 공동 사용하는 센터지만 교보 관계사 시설을 수용하는데 문제될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달 서울 여의도에 국민은행의 신규 데이터센터를 세웠다. 당초 이 센터는 오는 2010년 초 가동 예정인 국민은행 차세대시스템을 염두에 두고 추진됐으나 지난 9월 금융지주사가 공식 출범함에 따라 그 역할도 KB투자증권, KB생명 등을 아우르는 GDC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달 27일 열린 센터 준공식에 참석한 강정원 국민은행장도 “(여의도 센터가) KB금융그룹의 IT를 지원하는 심장부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를 뒷받침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국민은행이 지난달 서울 여의도에 구축한 여의도 전산센터와 교보생명이 한국IBM과 함께 내년 10월 준공할 예정인 인천 송도 교보-IBM 데이터센터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