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 초광대역(UWB) 업체들의 시련은 미국발 금융위기와 시장개화 지연이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됐다. 블루투스, 지그비 등 다른 통신기술과의 경쟁에서 낙오되거나 기술적 결함 때문만은 아니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인텔이 5년간 공들여온 UWB분야 연구를 최근 중단했다. 이는 금융위기로 사업전략 수정이 불가피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UWB가 블루투스나 지그비에 비해 대역폭이 넓고 전송속도가 매우 빠르지만 시장이 열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직접 투자비를 들여 전면전에 나서는 것보단 외부 전문기업에서 기술 아웃소싱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UWB 기술구현에는 RF와 베이스밴드 그리고 호스트가 필요하다. 인텔은 이중 호스트만 가지고 있어 토털솔루션 확보를 놓고 고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던중 미국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일단은 몸을 낮추게 됐다. 인텔은 UWB관련 핵심 지식재산권(IP)을 보유, 향후 경기가 호전되거나 본격적인 시장이 열리면 공격적인 움직임을 재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UWB 표준화단체인 와이미디어(WiMedia) 얼라이언스는 지난 5일 회원사들에게 보낸 통지문에서 “인텔은 UWB기술 표준을 만들어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인텔은 UWB를 이용한 무선USB에 계속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설명했다.
UWB 분야 벤처기업들도 불황에 따른 자금난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이 아니어서 벤처투자자들이 외면하기 때문이다. 이 분야 유망기업인 와이퀘스트커뮤니케이션스가 지난달 말 문을 닫았고, 알티미 역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외신은 최근 보도했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도 시장성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고 국내 업계는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블루투스를 이용해선 휴대폰에서 동영상도 제대로 못 본다”면서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저전력, 전송속도 등의 강점을 지닌 UWB가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