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된 자본자유화 및 국제금융시장 통합으로 인해 국제 금융환경이 우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증가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성장률 및 주가 변동에서 차지하는 해외요인의 비중 변화’ 보고서를 통해 1993년 1월부터 2008년 10월까지의 월별 주가지수를 이용하여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요인별 기여도를 분석해 본 결과,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국제자본시장에 대한 통합도가 외환위기 이후 현격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주가 변동에 대한 세계 요인의 기여도는 4.5%에 불과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54.1%까지 확대됐다.
반면 외환위기 이전 49.6%에 달했던 자국요인 기여도는 9.2%로 급락했으며 45.9%에 달했던 아시아 역내요인 기여도는 36.7%로 하락했다.
이와 같이 대외요인(세계요인+아시아 역내요인)의 주가 변동에 대한 기여도가 외환위기 이전 50.4%에서 외환위기 이후에 90.8%로 크게 상승한 것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대외요인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로 변화하였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KDI는 설명했다.
반면 실물부문의 경우 역내교역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소득 변동에 대한 역내요인의 기여도가 과거에 비해 다소 높아졌으나, 의미 있는 변화는 아닌 것으로 판단됐다.
역내요인을 포함한 대외요인이 우리나라 소득 변동을 설명하는 정도는 외환위기 이전의 55.9%에서 외환위기 이후 58.0%로 큰 변화가 없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향후 예상되는 세계경기 침체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최근의 금융시장에서 나타났던 것처럼 극심한 양상으로까지는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KDI는 설명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