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 현장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정부에 이를 가감없이 전달하는 가교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이하 KSIA) 양준철 신임 상근 부회장(56)은 이러한 신념 속에서 향후 3년 재직 기간동안 KSIA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우정사업본부 서울체신청장에서 지난 9월 17일 KSIA 상근 부회장직으로 자리를 옮긴 양 부회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9월말엔 리스본에서 열린 ‘제 9차 GAMS(반도체생산국가 민·관합동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지난달 29일엔 ‘반도체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반도체 회원사 방문, 국제반도체기술로드맵(ITRS) 참석 등 쏟아지는 업무로 40여일을 정신없이 보냈다.
양 부회장은 마음 한 켠이 무겁다. “최근 세계 경기가 너무 어둡습니다. 미국발 금융 위기로 실물 경기마저 위축되니 반도체 경기 불황 터널이 더욱 길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반도체 불황은 곧바로 국내 경기에 민감하게 작용합니다. 회원사를 일일이 방문, 사기 진작에 힘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그는 “경제가 어려울 때 일수록 기업과 정부가 손을 맞잡고 반도체 부흥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양 부회장은 “기업은 ‘한 번 해보자’란 강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분위기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현재 CEO들의 극심한 침체 분위기를 반드시 반전시켜 보겠다”고 강조했다.
상근 부회장으로서 그의 소신은 명확하다. 반도체 기업들이 불황을 극복하고자하는 현장 노력을 정부에 그대로 전달해 정부로부터 경기 활성화 정책을 끌어내는 한편 정부의 요구사항도 반도체 기업에 직접 전달, 정부와 기업이 상생 틀속에서 난관을 극복하게 한다는 것이다.
양 부회장은 또한 현재의 반도체 업계 위기상황을 또 다른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차세대 반도체 제품·장비·재료 시장 선점을 위해 출범한 ‘반도체 표준협의회’와 자동차·통신·가전 등 세트 업계와 반도체 업계간 공동 사업을 진행하는 ‘시스템반도체 포럼’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그는 국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은 SW 등 핵심 원천 기술이 부족한 탓에 핵심 시스템 반도체 대부분을 외국기업에 의존하는 실정입니다. 메모리에서 터득한 세계 수준의 제조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스템 반도체를 발전시키킬 계획입니다.”
그는 “우리나라가 92년 16Mb D램을 세계 최초 개발, 세계를 놀라게 했을 때 경제기획원 정책조정 사무관으로 활동하면서 반도체 개발 지원에 관여했다“며 “당시 역경속에서 일궈낸 한국 반도체 신화를 이제 민간 신분 위치에서 재현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