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식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정책기획단장 - SW산업 재도약을 위한 노력 필요할 때
며칠 전, 컴퓨터 파일을 정리하다 감회에 젖게 하는 사진 한 장을 찾았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개발자가 한자리에 모여 ‘SW산업 도약 원년’을 선포하며 손을 잡고 있는 사진이었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IT=한국’에서 ‘SW=한국’으로 등식을 바꾸기 위해 SW산업인들이 정신없이 달려왔다.
SW기업들은 ‘내수산업용’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세계 시장을 향해 달려가기 위해 품질향상, IR행사, 마켓채널 발굴은 물론이고 대·중 상생협력모델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SW선순환 구조 정착을 위해 ‘중소기업참여지원제도’ ‘SW분리발주제도’ 등 굵직한 산업 육성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오고 있다.
하지만 ‘신SW 코리아 다시 시작이다’ 기획시리즈에서 다뤘듯 우리 SW산업은 규모의 경제 실현, 신흥시장 개척 등 아직 뛰어야 할 길이 멀다.
다행히 SW가 지난 9월 ‘신성장동력 비전과 발전전략’ 22개 과제에 선정돼 새로운 도약기를 맞이하게 됐다. SW산업을 고용창출, 생산성 제고 등 국가적 어젠다 달성을 위한 핵심 요체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SW는 이제 하나의 산업 영역을 넘어 타 산업과의 융합 촉매제로서 실물경제의 활성화는 물론이고 국가경제의 핵심 인프라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SW와 서비스업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시장창출 △SW와 제조업의 융합을 통한 국가 전략 산업의 경쟁력 강화 △SW시장환경 개선, 인력양성 등 SW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해 한층 힘을 실을 계획이다.
SW기업들도 과거 정부주도의 정보화사업에 의존했던 것에서 벗어나 서비스모델 발굴과 해외진출 활성화 등 새로운 수익창출의 기본틀을 만들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SW=한국’ 등식은 그렇게 멀리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이제 SW산업 재도약을 위해 정부와 기업 모두가 신발 끈을 다시 질끈 매어야 할 때다.
◇김영만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장
SW를 포함한 저작권 산업은 FTA의 단골 의제로 등장하는 주요한 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 저작권에 대한 인식은 요원하기만 하다. BSA가 발표한 국내 SW불법복제율은 43%에 달하고 피해 금액도 5400억원에 이른다. 세계 평균치인 38%보다 높다. IT강국이라는 명성에 크나큰 오점이다.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좋은 인프라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저작권에 대한 인식의 문제다. 불법SW를 사용하는 것을 범죄로 인식하지 않고 있으며 저작권을 보호함으로써 파생되는 사회적·산업적 기회보다는 단기적인 비용절감을 위해 불법SW를 사용하는 것이다.
국내 네티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만이 불법복제 SW를 반대하고 있고, 오히려 4분의 1 이상은 계속 불법복제SW를 사용하겠다고 응답한 결과도 나왔다. 불법SW를 계속 사용하겠다고 하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과 같다.
IDC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불법복제SW를 10% 낮추면 13억달러 규모의 경제 활성화가 발생하고 7600개의 신규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2006년 저작물을 정당하게 사용하면서 시장 규모가 4조50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1100만개의 고용이 창출됐다. 이러한 수치는 미국 경제 성장 기여도에서 18%나 차지하는 금액이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점은 산업 기반이 되는 핵심산업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점이다.
정당한 사용에 의한 4년 동안의 매출 중 핵심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6%로 늘어났으며 핵심산업 매출은 4년간 42%, 비핵심산업은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경제상황은 세계 경제와 맞물려 어렵게 돌아가고 있다. 성장은 더디고 실업률은 높아져만 가고 있다. SW산업은 이러한 경제 상황에 숨통을 틔워 줄 수 있다. 방법도 쉽다. SW산업은 고용 창출력도 높고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미래의 전략 산업이다.
정부는 물론이고 경제 주체인 기업과 개인이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더욱 노력하고, 정품 SW 사용을 통해 국내 SW산업을 발전의 기반을 닦는다면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SW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