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상장 게임업체 3분기 실적 분석

금융위기·경기(景氣)불안 속 안정적 성장(成長) 지속따른 환차익 효과로 두자릿수 성장…한빛·그라비티는 긴 적자터널 탈출



[더게임스 김상두기자] 지난 3분기 한국 게임기업들의 활약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적자에서 허덕이던 한빛소프트와 웹젠은 흑자 전환을 일궈냈다. 네오위즈, CJ인터넷, NHN 등도 전년 동기 두 자리 이상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세계 경기침체의 조짐이 3분기 실물 경제로 옮겨 붙었음을 감안할 때 3분기 게임업체들의 성과는 빛을 발했다고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예당온라인, 엠게임 등 해외 매출 의존도가 높은 게임기업은 환율상승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업계 한 전문가는 “3분기 게임업체들의 실적은 2분기에 비해 다소 하락했지만 대다수 업체들이 전년도에 비해 매출 10%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경제적 위기가 가중되면 될수록 게임은 오히려 돋보이는 산업적 특성과 문화콘텐츠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업종임을 또 다시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분기 끝자락은 미국발 경제 위기가 시작된 시점이다. 미국식 경제의 판박이로 꼽히고 있는 한국은 공황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환율은 역대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고 실물경제와 부동산 가격이 요동쳤다. 해외 수출마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휘청됐다. 조선, IT, 금융 등 한국 경제의 주축을 이루는 주요 산업의 기업들이 3분기동안 ‘성장’보다는 ‘현상유지’와 ‘후퇴’ 양상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현상유지도 잘했다는 평을 내릴 만큼 각 업체들의 실적은 추락을 거듭한 것이다. 이에 반해 게임업체들의 3분기 매출은 작년 대비 10% 이상 성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라는 총체적 난국과 더불어 계절적 불황기를 고려할 때 게임업체들의 실적은 그야말로 ‘선전’임에 틀림없다. # 메이저 업체 퍼블리싱 사업 괄목 성장 3분기 게임업체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웹보드 게임 비중이 감소된 반면 아웃소싱을 통한 퍼블리싱 사업 분야의 매출이 급성장했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메이저 퍼블리셔들에게서 두드러졌다. CJ인터넷의 퍼블리싱 사업은 3분기 전체 매출에 약 60%를 넘어섰고 네오위즈게임즈 역시 절반을 넘었다.

업체별 실적(엔씨소프트를 제외한 상장사)을 살펴보면 여전히 ‘한게임’을 운영하고 있는 NHN(대표 최휘영)이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NHN은 지난 3분기 게임에서만 약 864억4900만원의 매출을 보였다. 이 수치는 지난 2분기 930억원에 비해 다소 감소한 것이지만 전년 동기 650억1400만원에 비해 약 18% 성장한 수치다. CJ인터넷(대표 정영종)은 매출 468억원, 영업이익 123억원, 경상이익 108억원, 당기순이익 70억원을 나타냈다. 전년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5%, 12.6% 증가했다. 부분별 매출을 보면 퍼블리싱이 310억원에 달했고 웹보드는 145억원에 그쳤다. 퍼블리싱 매출 310억원은 전체 매출에 60%를 넘어서는 수치이자 지난해 292억원에 비해 약 23.3%라는 성장세를 이뤄낸 것이다.웹보드게임은 지난 2분기 157억8600만원에 비해 약 8%가 감소했다. 과거 웹보드 게임업체로의 이미지를 탈피해 진정한 게임 퍼블리셔로의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네오위즈게임즈(대표 최관호) 역시 웹보드게임의 비중이 감소한 반면 아웃소싱 및 자체 개발작들이 큰 활약을 보였다. 3분기 네오위즈게임즈는 매출 443억원, 영업이익 91억원, 경상이익 85억원, 순이익 54억원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443억원 매출은 지난 2분기에 달성한 최대 매출 369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영업이익도 전분기에 비해 22.5%나 성장했다.

분야별로는 퍼블리싱이 298억원으로 지난 2분기 215억3200억원 보다 약 38% 성장했다. 웹보드는 지난 2분기 153억5500만원보다 약 5%감소한 145억원을 나타냈다. 웹보드 게임의 부진을 퍼블리싱 게임이 만회하며 최대 매출을 달성한 셈이다.

# 환율 수혜 해외 진출 기업 호황 이처럼 메이저 게임포털들의 웹보드 게임 감소세는 상반기 정부의 웹보드 게임 규제 강화에 따른 것이다. 문화부는 지난 상반기 ▲웹보드 게임의 풀베팅방 등 고액의 게임머니 베팅이 가능한 서비스 폐지 ▲게임 내부 자동베팅 기능 폐지 ▲아이템 등의 1회 판매가격을 1만원 이하로 하향 조정 등을 골자로 하는 대책을 내놓았고 하반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고환율의 득을 본 게임업체도 있다. 예당온라인과 액토즈소프트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예당온라인은 세계 경기침체와 내수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11분기 연속 최고 실적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지난 3분기 예당온라인의 매출은 212억9500만원, 영업이익 50억9800만원이다. 지난 분기 이뤄낸 최고의 매출과 영업이익 보다 각각 3%와 16% 늘어 난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매출이 3% 성장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16%나 증가했다는 것. 2 분기 대비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어지만 영업이익은 5배나 성장했다. 이는 환율 상승으로 인해 환차익 때문이다. 예당온라인은 ‘오디션’‘프리스톤테일2’ 등과 같은 간판 타이틀의 해외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에 50%를 넘어서고 있다. 두 작품은 중국, 대만 등지에서 큰 인기를 누리며 지난 2분기 보다 3%라는 소폭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달러당 1000원선의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면서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한 것이다. ‘미르의 전설’로 중국에서의 로열티가 전체 매출에 약 80%에 육박하는 액토즈소프트(대표 김강) 역시 최고의 환율수혜주로 꼽히며 실적 향상을 꾀했다. 3분기 매출은 241억원으로 분기 단위로 사상 최대치를 보였고 영업이익은 49억원으로 전분기 27억원보다 무려 78.7%나 성장했다.

# 적자 고리 끊고 비상 채비 괄목할 만한 성장세는 메이저 게임업체에 국한되지 않았다. 지난 3분기 한빛소프트, 그라비티가 만성 적자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냈다.

이들 업체는 피인수 후 고강도 구조조정을 거친데다 주력 게임의 매출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 좋은 성과를 이뤄냈다. 한빛소프트(대표 김기영)는 7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3분기 한빛소프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3억원과 7억2000만원을 나타냈다. 매출은 지난 2분기 133억원보다 약 40억원이나 증가한 것이며 4억3000만원 적자를 보인 영업이익은 2분기 대비 약 11억 5000만원이 늘어 흑자로 돌아섰다. 웹젠은 지난 9월 약 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2005년 2월부터 시작된 43개월간의 적자에 종지부를 찍었다. 3분기 전체로는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그 폭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30억원의 적자를 나타냈지만 3분기 약 5억원∼6억원 대로 크게 줄어들었다. 웹젠은 오는 4분기를 끝으로 적자행진을 마감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라비티(대표 강윤석) 역시 3분기 흑자전환이 확실시된다. 업체 관계자는 “아직 결산 중이기에 정확한 금액은 나오지 않았지만 3분기에는 흑자 전환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한편 각 게임업체들의 성장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작들의 연이은 론칭으로 게임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함으로 물론 ‘겨울방학’이라는 계절적 특수가 더해져 3분기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환율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4분기 성장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겨울 시즌에는 대작들의 연이은 론칭과 더불어 계절적 특수까지 겹쳐 최고의 호황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며 “해외 진출기업들은 특히 10월과 11월의 환율 상승이 최고치를 넘어서고 있어 또 한번의 실적 갱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sdkim@thega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