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견 휴대폰부품업체인 D사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로 몰락한 데 이어(본지 11월 11일자 10면 참조) 이와 유사한 또다른 사례가 나타났다.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회사 임직원과 협력사들은 제2의 D사 사태가 재연될까 우려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휴대폰부품 협력업체인 M사의 전 대표이사들이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수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밝힌 이들의 횡령 금액은 144억7000만원이다. 자기자본의 30.2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M사는 법원의 판결이 확정될 경우 법적조치를 통해 회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전 대표들이 지난해 6월 E사를 너무 낮은 가격에 회사를 인수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라면서 “이를 E사의 전 주주가 문제를 제기해 검찰수사를 받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문제가 된 인사들이 모두 우리 회사를 떠나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사 내부는 물론 협력사들 역시 어수선한 분위기다.
동종업계 한 임원은 “이 사건이 D사의 사례와 성격은 다르지만, 세트업체들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공장에서 하는 생산활동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도덕성에 상처를 입은 만큼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사는 휴대폰 이어폰, 힌지 등을 생산하는 삼성의 협력사로 지난해 6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코스닥 상장사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